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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이 약가 인하 공약의 실현 방안으로 내세운 직거래 플랫폼 트럼프Rx(TrumpRx)가 실제로는 세계 최저가를 보장하지 못한다는 분석이 제기되었다.
트럼프Rx는 미국 내 약가를 해외 수준에 맞추는 최혜국 약가(MFN) 가격 책정 방식을 기반으로 출범했으나, 최근 뉴욕타임스와 독일 언론사들의 공동 조사 결과 독일 등 주요 선진국의 약가가 트럼프Rx 제시가보다 낮은 사례가 다수 확인되었다.
조사에 따르면 화이자(Pfizer)의 호르몬 치료제 엔젠라(Ngenla)의 경우, 독일 공공 의료 시스템이 지불하는 가격이 트럼프Rx 할인 가격보다 2,723달러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의 비만 치료제 위고비(Wegovy) 역시 트럼프Rx를 통한 가격이 캐나다보다는 낮았으나 독일, 영국, 일본 등 7개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일라이 릴리(Eli Lilly)의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Zepbound) 또한 일본에서 4주 분량이 155달러에 판매되는 반면, 트럼프Rx에서는 399달러로 책정되어 두 배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
이에 대해 백악관과 일라이 릴리 측은 국가별 경제 상황과 구매력 차이를 고려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일라이 릴리 대변인 미스티 풀러(Misty Fuller)는 "임금과 생활비가 낮은 국가에서 약값이 싸다고 해서 그것이 반드시 더 저렴한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라고 언급하며 각국의 경제적 여건에 따른 상대적 가격 차이를 강조했다.
정치권과 전문가들의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미국 하원 에너지통상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Rx가 제공하는 할인 혜택이 이미 GoodRx 등 기존 플랫폼에서 제공되던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일부 의약품은 더 저렴한 제네릭(Generic) 대안이 있음에도 이를 의도적으로 누락해 소비자에게 더 높은 비용을 전가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었다.
구조적인 한계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워싱턴 대학교의 션 설리반(Sean Sullivan)과 라이언 한센(Ryan Hansen) 교수는 트럼프Rx의 혜택이 보험이 없는 자가 부담 환자에게만 국한된다는 점을 꼬집었다. 미국 인구의 85%가 처방약 보험에 가입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실제 혜택을 보는 인원은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결과적으로 제약사들이 높은 표시 가격을 유지하면서도 선별적인 할인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처럼 보이는 수단으로 이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