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원 메디슨(BeOne Medicines, NASDAQ: ONC)이 BCL-2 억제제 시장에 본격 진입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13일 베칼지(Beqalzi, 성분명 sonrotoclax)를 재발 또는 불응성 맨틀세포림프종(MCL) 성인 환자 치료제로 가속승인했다. 이번 승인은 BTK 억제제를 포함해 최소 두 차례 이상의 전신치료를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이번 승인으로 베칼지는 미국에서 맨틀세포림프종을 적응증으로 허가받은 첫 BCL-2 억제제가 됐다. 기존 BCL-2 억제제 시장은 애브비(AbbVie)와 로슈(Roche)의 벤클렉스타(Venclexta, 성분명 venetoclax)가 주도해 왔으나, 벤클렉스타는 맨틀세포림프종에서 정식 승인 없이 오프라벨로 사용돼 왔다. 베칼지는 앞서 올해 1월 중국에서도 유사 적응증으로 허가를 받은 바 있다.
승인의 근거가 된 임상 1/2상에서 베칼지는 재발·불응성 맨틀세포림프종 환자를 대상으로 전체반응률(ORR) 52%, 완전반응률(CRR) 16%를 보였다. 반응 지속기간 중앙값은 15.8개월이었다. 이는 같은 치료 단계에서 사용되는 일라이 릴리(Eli Lilly)의 비공유결합 BTK 억제제 제이피르카(Jaypirca)와 비교될 수 있는 데이터다. 제이피르카는 기존 BTK 억제제 치료 후 맨틀세포림프종 환자에서 전체반응률 50%, 완전반응률 13%, 반응 지속기간 중앙값 8.3개월을 근거로 2023년 FDA 승인을 받은 바 있다.
다만 두 약물의 임상은 직접 비교 연구가 아니다. 환자 특성, 추적기간, 이전 치료 이력 등이 다를 수 있어 단순 수치 비교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비원은 BTK 억제제 치료 이후 다시 BTK 경로를 공략하는 것보다, BCL-2 억제라는 다른 작용기전으로 전환하는 전략이 일부 의료진에게 더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 승인은 가속승인인 만큼, 비원은 확증 임상을 통해 임상적 유용성을 추가로 입증해야 한다. 회사는 이전 치료를 받은 맨틀세포림프종 환자를 대상으로 BTK 억제제 브루킨사(Brukinsa) 단독요법과 브루킨사·베칼지 병용요법을 비교하는 3상 Celestial-RRMCL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베칼지의 FDA 승인은 비원이 브루킨사 중심의 혈액암 포트폴리오를 BCL-2 영역으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브루킨사가 현재 CLL에서 질병 진행 또는 불내성 발생 전까지 장기 투여되는 방식으로 사용되는 반면, 베칼지 병용요법은 고정기간 치료를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향후 CLL 1차 치료 시장에서 고정기간 병용요법 경쟁이 본격화될 경우, 베칼지는 비원이 벤클렉스타 중심의 기존 BCL-2 시장에 도전하는 핵심 카드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