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수입 의약품 최대 100% 관세 추진…MFN 협정 여부 따라 면제 차등 적용
영국, 약가 25% 인상 수용 조건으로 대미 의약품 수출 ‘무관세’ 확보
글로벌 제약사, 관세 대신 투자·약가 인하 요구받는 새 협상 구조 직면
영국과 미국이 의약품을 둘러싼 무역·약가 정책을 동시에 조정하면서 글로벌 제약 산업의 흐름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영국 정부는 최근 미국과의 의약품 파트너십에 최종 서명하며 대미 수출 관세를 전면 철폐했다. 이로써 영국은 미국에 의약품을 무관세로 수출하는 첫 국가가 됐으며, 해당 협정은 최소 3년간 유지된다.
대신 영국은 자국 공공의료 체계인 NHS를 통해 혁신 신약의 지불 가격을 25% 인상하기로 했다. 이는 NICE의 비용효율성 평가 기준 상향을 통해 반영된다. QALY 기준 임계값은 기존 2만~3만 파운드에서 2만 5,000~3만 5,000 파운드로 올라, 보다 높은 약가를 수용할 수 있게 됐다.
한편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수입 의약품에 최대 100%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모든 기업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 정부와 최혜국(MFN) 약가 협정을 체결한 기업은 3년간 관세 면제를 받을 수 있으며, 미국 내 투자 확대와 약가 인하가 주요 조건으로 제시된다.
이미 화이자(Pfizer)를 비롯해 애브비(AbbVie), J&J 등 주요 글로벌 제약사들은 협정에 참여한 상태다. 이로 인해 미국 시장에서는 ‘관세 부담’ 대신 ‘투자 및 약가 인하’라는 새로운 조건이 기업 경쟁력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국가 간 별도 협정은 이번 관세 정책보다 우선 적용된다. 미국은 영국과의 합의를 통해 영국산 의약품에 무관세를 적용하기로 했으며, 유럽연합과 일본, 스위스 등에 대해서는 관세를 일정 수준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결국 영국은 약가 인상을 수용하는 대신 수출 경쟁력을 확보했고, 미국은 고율 관세를 지렛대로 자국 투자와 약가 인하를 유도하는 구조를 구축했다. 양국의 정책이 맞물리면서 의약품 무역 질서는 ‘관세’와 ‘약가’가 결합된 새로운 협상 체계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