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대 제약사인 다케다제약(Takeda)이 미국에서 제기된 반독점 소송 패소의 여파로 2025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 실적 전망을 대규모 적자로 수정했다. 보스턴 연방법원 배심원단이 다케다제약(Takeda)의 '페이 투 딜레이(Pay-for-delay, 역지불 합의)' 혐의를 인정하며 최소 8억 8,500만 달러의 배상금을 명령한 데 따른 조치다.
이번 소송은 지난 2021년 약국, 건강기금, 보험사 및 소매업체들이 다케다제약(Takeda)을 상대로 제기했다. 원고 측은 다케다제약(Takeda)이 경쟁사와 공모하여 변비 치료제인 아미티자(Amitiza)의 제네릭 진입을 의도적으로 지연시켰으며, 이로 인해 소비자들이 약값을 과도하게 지불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다케다제약(Takeda)과 파트너사였던 수캄포 파마슈티컬스(Sucampo Pharmaceuticals)는 2014년 파 파마슈티컬(Par Pharmaceutical)과 2억 1,000만 달러 규모의 합의를 통해 2006년 승인된 아미티자(Amitiza)의 제네릭 출시를 2021년까지 유예시킨 바 있다.
미국 반독점법에 따르면 배상액은 최종 판결 시 자동으로 3배까지 증액될 수 있다. 다케다제약(Takeda)은 잠재적 손실 규모가 약 25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 2025회계연도 재무제표에 4,025억 엔(약 25억 달러)의 '소송 충당금'을 추가로 설정했다. 이에 따라 당초 1,920억 엔(약 11억 9,000만 달러)으로 예상됐던 연간 순이익 전망치는 1,520억 엔(약 9억 4,917만 달러)의 순손실로 급격히 돌아섰다. 다만, 해당 기간의 전체 매출 가이던스는 4조 5,000억 엔으로 기존 수치를 유지했다.
다케다제약(Takeda) 측은 이번 판결에 불복하며 즉각적인 항소 의사를 밝혔다. 밀라노 후루타(Milano Furuta)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공식 발표를 통해 "이번 판결로 인해 2025회계연도 실적에 충당금을 인식하게 되었으나, 항소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이번 사안이 회사의 근본적인 사업 모멘텀이나 2026회계연도 가이던스를 변화시키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다케다제약(Takeda)은 현재 아미티자(Amitiza)의 라이선스 계약이 2024년 종료됨에 따라 더 이상 해당 약물을 판매하지 않고 있다.
업계는 이번 판결이 제약사의 역지불 합의에 대해 배심원단이 책임을 물은 첫 사례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다케다제약(Takeda)은 재판 과정에서 증거 및 법적 오류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사후 심리 신청과 항소를 통해 판결 뒤집기에 주력할 방침이다. 최종 판결은 올해 말경 내려질 것으로 예상되며, 이후 추가적인 법적 절차가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