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중앙지방법원 제33형사부는 2일 약사법 위반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된 고려제약 박상훈 대표이사에게 징역 3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박 대표가 리베이트 실행을 직접 지시하고 자금 마련을 위해 횡령을 동원하는 등 사건 전반을 장악한 핵심 인물이라고 판단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된 피해액은 40억 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재판부는 박 대표와 함께 기소된 임직원 20명에 대해서도 유죄를 선고했다. 병원사업 총괄 임원 B씨는 징역 2년, 자금관리 담당 임원 C씨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병원사업부장 D씨와 E씨는 각각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수사 과정에서 자료 폐기를 지시한 실무자 F씨는 징역 1년 6월의 실형에 처해졌다. 영업소장과 영업사원 등 나머지 피고인들에게도 징역형의 집행유예 또는 300만 원에서 1500만 원 사이의 벌금형이 내려졌으며, 고려제약 법인에는 벌금 1000만 원이 부과됐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를 통해 의약품 처방 대가로 금품을 제공하는 리베이트 행위가 사회적 폐해가 매우 크며, 이를 엄단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박 대표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수사에 협조한 점, 사건 발생 이후 컴플라이언스(CP) 도입과 임직원 교육 등 재발 방지 노력을 기울인 점은 참작 사유로 고려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은 고려제약이 임직원을 동원해 전국 의사들에게 조직적으로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했다는 국민권익위원회 공익 신고에서 시작됐다. 서울지방경찰청은 2024년 4월 고려제약 본사에 대한 강제수사를 진행했으며, 수사 결과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전국 190여 개 의료기관 소속 의사 319명에게 총 42억 원 상당의 리베이트가 제공된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회사 차원에서 판촉비 명목으로 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횡령 등 추가적인 불법 행위가 동원된 점이 재판 과정에서 명확히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