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령이 추진 중인 항암제 탁소텔(Taxotere) 영업양수 계약에 대해 경쟁 당국이 제네릭 사업부 매각이라는 강도 높은 시정조치를 내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보령이 사노피(Sanofi)로부터 유방암 치료제 탁소텔의 국내외 판권과 품목허가권, 상표권 등 영업 일체를 2373억 원에 양수하는 기업결합을 심사한 결과, 국내 도세탁셀(Docetaxel) 성분 항암제 시장의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할 우려가 크다고 판단했다.
이번 조치의 배경에는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 집중이 자리 잡고 있다. 2024년 기준 국내 도세탁셀 시장에서 오리지널 의약품인 탁소텔은 64.7%의 점유율로 1위를, 보령의 제네릭 의약품인 디탁셀(Ditaxel)은 13.8%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양사의 결합이 성사될 경우 합산 점유율은 78.5%에 달하는 반면, 나머지 경쟁사들의 점유율은 모두 7% 미만에 그쳐 사실상 독점적 지위가 형성된다는 분석이다.
제도적 제약과 경제적 파급효과도 고려됐다. 보령이 탁소텔의 제조품목 허가를 획득하면 현행 1사 1제품 원칙에 따라 기존 디탁셀 허가를 반납해야 하므로, 유효한 경쟁자가 시장에서 퇴출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공정위의 경제분석 결과, 결합 이후 도세탁셀 가격은 4.6%에서 최대 9.3% 인상되고 소비자 후생은 연간 최대 77억 8,000만 원까지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보령이 2023년 무알코올 도세탁셀 제제를 개발해 품질 경쟁을 주도해왔다는 점에서, 디탁셀의 소멸은 소비자 선택권 축소로 직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구조적 시정조치로 보령에 6개월 이내에 디탁셀 사업을 제3의 제약사에 매각할 것을 명령했다. 매각 기한은 최대 6개월까지 연장이 가능하다. 매각 대상에는 품목허가권, 영업 및 기술 자료 등 사업 영위에 필요한 모든 자산이 포함된다. 매각이 완료될 때까지 디탁셀의 공급 중단이나 탁소텔로의 거래 유도 행위는 금지되며, 매각 후에도 매수인의 요청이 있을 경우 일정 기간 완제품 공급과 기술지원을 지속해야 한다.
보령은 2025년 10월 사노피와 탁소텔 영업양수 계약을 체결하고 공정위에 기업결합을 신고한 바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항암제 시장에서 기업결합이 초래할 수 있는 경쟁 제한 효과를 사전에 차단한 사례"라며 "기업결합 이후에도 오리지널 의약품과 제네릭 간의 가격 및 품질 경쟁이 유지될 수 있도록 시정조치를 마련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