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오는 7월부터 제네릭 의약품의 약가를 차등 인하하는 제도 개편안을 본격 시행한다. 이번 조치는 건강보험 재정 누수를 막고 저품질 제네릭의 난립을 억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달 중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의 최종 심의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현재 국내 건강보험 요양비 중 약제비는 약 26조 원 규모에 달하며, 이 가운데 국산 제네릭 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을 상회하고 있다. 정부는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53.55%로 설정된 현재의 제네릭 약가 산정 기준을 40%대로 인하하여 건강보험 재정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개편안의 핵심은 계단식 약가 조정이다. 11번째로 등재되는 제네릭부터는 기존 약가에서 5%포인트씩 추가로 감액하는 방식이 적용된다. 이는 시장 진입이 늦은 후발 제약사들이 연구개발 노력 없이 기존 약가 제도에 무임승차하는 행위를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보건당국은 국내 제네릭 가격이 해외 주요국과 비교해 높게 형성되어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지난 2012년 일괄 약가 인하 이후에도 국내 제약산업이 실질적인 혁신을 이루지 못했다는 비판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제약업계는 정부의 강경한 태도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제네릭 판매 수익을 기반으로 신약 개발 R&D에 투자해 온 대형 제약사들까지 직접적인 타격을 입게 되면서 산업 전체의 성장 동력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들은 중소형 제약사의 퇴출을 넘어 대형사들의 수익성 악화가 인력 구조조정과 투자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제약 분야는 타 산업과 달리 인수합병을 통한 구조조정 실익이 낮아, 인위적인 약가 인하가 생태계의 자생적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은 "(약가인하) 개편안 유예가 받아들여진다면 업계는 산업 발전을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세가 돼 있다"며 정책 시행의 속도 조절을 요청했다. 그러나 정부는 단순히 비용을 절감하는 차원을 넘어 신약 개발을 중심으로 한 건강한 산업 생태계 구축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이달 중 의견 수렴 절차가 마무리된 후 약가 인하가 강행될 경우, 정책의 실효성과 산업 현장의 반발을 둘러싼 진통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