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법원 트럼프 비상관세 위헌 판결... 행정부 권한 오남용 지적
EU 의약품 관세 상한 포함 무역 협정 비준 보류... 법적 불확실성 고조
제약 업계 신규 관세 면제 불구 추가 관세 도입 및 협상 결렬 리스크 상존

미국 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시행한 일방적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해 위헌 판결을 내리면서 국제 무역 환경이 급격한 혼란에 빠졌다. 대법원은 6대 3의 판결을 통해 대통령의 비상 관세 행사가 의회의 고유 권한인 재정권을 침해한 과도한 권한 남용이라고 명시했다. 이번 판결로 인해 지난해 4월 도입된 관세가 효력을 상실하게 되었으며, 이에 대응해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15% 수준의 새로운 글로벌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하며 무역 전쟁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러한 법적,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산되자 유럽연합(EU)은 미국과 추진 중이던 무역 협정 비준 절차를 전격 중단했다. 해당 협정은 브랜드 의약품을 포함한 주요 유럽산 수출품의 관세를 15%로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었다. 베른트 랑게(Bernd Lange) 유럽의회 국제통상위원회 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미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통제 불능의 혼란에 빠졌다고 지적하며, 법적 확실성이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협정을 비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당초 24일로 예정되었던 협정 비준 표결은 무기한 연기되었으며 차주 중 재검토가 이뤄질 예정이다.
제약 산업 관련 관세 이슈는 아직 세부 내용이 유동적이다. 새로 도입된 글로벌 관세의 적용 품목과 예외 조항에 대한 공식 목록이 충분히 공개되지 않아, 의약품·원료의약품의 포함 여부를 단정하기는 이르다. 다만 EU는 미국의 새로운 관세 체계가 기존 합의 구조의 예측 가능성을 흔들 수 있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으며, 관세 산정 방식에 따라 합의된 상한을 실질적으로 초과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편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제약 산업 조사도 불확실성 요인으로 남아 있다. 현재까지 의약품에 특화된 관세가 실제로 부과된 사례는 제한적이지만, 향후 미국의 통상 정책이 해당 조사 결과를 근거로 구체화될 가능성이 있어 업계가 주시하는 분위기다. 제이미슨 그리어(Jamieson Greer)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기존 무역 파트너들이 합의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바 있으며, 각국은 이번 판결과 후속 조치의 영향을 놓고 서로 다른 속도와 방식으로 대응 전략을 조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