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피 1분기 매출 105억 유로, 고정 환율 기준 13.6% 성장
듀피젠트, 41억 유로로 전체 매출의 40% 차지
사노피, 2031년 특허 만료 대비 3단계 방어 전략 공식화
자료: 회사 홈페이지
사노피(Sanofi)가 2026년 1분기 호실적을 발표했다. 프랑스 제약사인 사노피는 4월 23일(현지시간) 1분기 순매출이 105억 900만 유로(약 18조 2,000억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고정 환율 기준 전년 동기 대비 13.6% 증가한 수치다. 사업 주당순이익(Business EPS)은 고정 환율 기준 14.0% 오른 1.88유로를 기록했다.
성장의 핵심 동력은 면역학 부문 주력 제품 듀피젠트(Dupixent, 성분명 두필루맙)였다. 듀피젠트 1분기 매출은 41억 7,000만 유로(약 7조 2,200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30.8% 증가했다. 9개 적응증에 걸쳐 현재 전 세계 140만 명 이상의 환자를 치료 중인 듀피젠트는 전체 매출의 약 40%를 차지하며 사노피 최대 단일 수익원 지위를 유지했다. 지역별로는 미국 매출이 30억 2,300만 유로(약 5조 2,400억 원)로 35.9% 급증했고, 유럽(5억 6,300만 유로, +22.4%), 기타 지역(5억 8,400만 유로, +14.9%)도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신규 출시 의약품군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시스테믹 비만세포증 치료제 아이바킷(Ayvakit), 혈우병A 치료제 알투비이오(ALTUVIIIO), 다발골수종 치료제 사클리사(Sarclisa) 등이 견인하며 1분기 합산 매출이 11억 7,100만 유로(약 2조 300억 원)를 기록, 전년 동기 대비 49.6% 성장했다. 다이나백스(Dynavax) 인수를 통해 편입된 성인용 B형 간염 백신 헵리사브-비(Heplisav-B) 효과로 백신 부문 매출도 12억 9,300만 유로(약 2조 2,400억 원)로 2.1% 늘었다. 올리비에 샤르메유(Olivier Charmeil) 임시 최고경영자(CEO)는 "2026년을 강하게 출발했으며, 총 영업비용이 7.0% 수준의 절제된 성장을 유지하면서 사업 EPS가 14.0% 성장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실적 발표에서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은 탄탄한 수치 그 자체보다도 사노피가 공개한 듀피젠트 특허 방어 전략이었다. 사노피는 투자자 프레젠테이션에서 2031년 3월 미국 내 물질특허 만료 이후에도 독점권을 유지하기 위한 '방어(Defend)·연장(Extend)·혁신(Innovate)'의 3단계 전략을 처음으로 공식화하며, 기출원 특허 및 출원 중인 신제형 특허를 통해 듀피젠트 특허 보호를 2045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중 핵심으로 꼽히는 '연장' 전략은 현행 2주 1회(Q2W) 투여 간격을 4주 1회(Q4W)로 늘리는 새로운 제형 개발이다. 사노피는 천식에서의 고용량 접근법과 공동제형 접근법을 병행 추진하며, 공동제형에 대한 임상 연구는 2026년 하반기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사노피 법무총괄은 컨퍼런스 콜에서 "미국 내 특허 50건 이상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어느 것도 법적 도전을 받은 바 없다"고 강조했다. 생물의약품 특성상 바이오시밀러 진입 시도는 통상 출시 시점에 가까워져서야 본격화된다는 점도 덧붙였다. 프랑수아 로제(François Roger) CFO는 "독점권 상실(LOE)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투자자 커뮤니티의 향후 전략에 대한 수요가 매우 강하다"며, 이번 공개가 방어적 관점이 아닌 자연스러운 소통의 일환임을 강조했다.
이 같은 공시 양상은 통상적인 실적 발표 관행과는 대비된다. 일반적으로 대형 제약사의 실적 발표는 신규 출시 제품의 성과와 블록버스터 기대치를 부각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지만, 사노피는 이번 1분기 발표에서 특허 만료 이후를 대비한 방어 계획을 전면에 내세웠다. 넥타 테라퓨틱스(Nektar Therapeutics), 카이메라 테라퓨틱스(Kymera Therapeutics) 등이 잠재적 경쟁 물질을 개발 중인 가운데, 이러한 파이프라인 경쟁 구도도 사노피가 조기에 특허 방어 전략을 공식화한 배경 중 하나로 거론된다.
리더십 교체도 예정대로 진행된다. 4월 29일 연간 주주총회를 거쳐 메르크(Merck KGaA) 출신의 벨렌 가리조(Belén Garijo)가 신임 CEO로 취임할 예정이다. 샤르메유 임시 CEO는 가리조 신임 CEO에게 "성급한 전략 전환보다는 충분한 진단의 시간을 가질 것"을 조언했다. 사노피는 2026년 연간 가이던스를 재확인하며, 고정 환율 기준 고 단일 자릿수(high single-digit) 매출 성장과 이를 소폭 상회하는 사업 EPS 성장을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