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회사 홈페이지
로슈(Roche)가 2025년 제약 부문에서 고시환율 기준 9%의 연간 매출 성장을 기록했으나, 주력 제품인 안과 질환 치료제 바비스모(Vabysmo)의 실적 부진과 항암제 티쎈트릭(Tecentriq)의 임상 실패라는 과제를 동시에 안게 됐다.
로슈의 제약 산업 부문의 매출은 477억 스위스 프랑(약 89조 원)을 기록하며 전체 그룹 성장에 큰 기여를 했다. 바비스모는 2025년 41억 스위스 프랑(약 7.7조 원)의 매출을 올리며 로슈 내 매출 3위 품목으로 자리 잡았으나, 4분기 매출은 시장 컨센서스를 8% 하회했다. 특히 2025년 하반기 매출이 상반기 대비 3,200만 스위스 프랑 감소하며 성장세가 한풀 꺾인 모습이다.
이러한 성장 둔화는 미국 내 습성 연령 관련 황반변성 치료제 시장의 구조적 변화에서 기인했다. 로슈의 제약 부문 총괄 테레사 그레이엄(Teresa Graham)은 공동 부담금 지원 재단의 폐쇄로 인해 환자들이 고가의 브랜드 의약품 대신 아바스틴(Avastin)이나 바이오시밀러로 대거 전환하면서 미국 브랜드 시장이 15% 축소됐다고 분석했다.
다만 로슈는 보험 혜택 재검증 기간인 이른바 블리자드 시기를 거치며 2026년부터 바비스모의 성장이 다시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쟁 약물인 오큘러 테라퓨틱스(Ocular Therapeutix)의 악스팍슬리(Axpaxli) 등이 추격하고 있으나, 로슈는 바비스모의 확립된 안전성 데이터를 핵심 경쟁력으로 강조하고 있다.
종양학 포트폴리오에서도 악재가 확인됐다. 절제 가능한 조기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티쎈트릭의 수술 전후 요법 임상 3상인 IMpower030 연구가 1차 평가변수인 무사건 생존율(EFS)을 충족하지 못하며 종료됐다. 이는 경쟁사인 머크(Merck & Co.)의 키트루다(Keytruda),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Bristol Myers Squibb)의 옵디보(Opdivo),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의 임핀지(Imfinzi)가 해당 영역에서 승인을 획득한 것과 대조적인 결과다.
또한 기존 주력 분야인 HER2 프랜차이즈 역시 바이오시밀러의 침식과 아스트라제네카 및 다이이찌산쿄(Daiichi Sankyo)의 엔허투(Enhertu)와의 경쟁으로 인해 올해 약 90억 스위스 프랑을 기점으로 매출이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슈는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경구용 SERD 제제인 기레데스트란트(giredestrant)와 BTK 억제제 페네브루티닙(fenebrutinib)에 주목하고 있다. 기레데스트란트는 유방암 치료제로서 기존 표준 요법을 대체할 가능성을 평가받고 있으며, 올해 주요 임상 데이터 발표와 허가 신청이 예정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