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회사 홈페이지
로슈(Roche)가 엔스프링(Enspryng, 성분명 사트랄리주맙)이 희귀 자가면역질환인 MOGAD(Myelin Oligodendrocyte Glycoprotein Antibody-associated Disease)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3상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했다. 이번 결과는 미국신경과학회(AAN) 2026 연례 학술대회에서 발표되었으며, MOGAD 분야에서 수행된 첫 번째 무작위 대조 임상이라는 점에서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Meteoroid로 명명된 이번 임상 3상 데이터에 따르면, 엔스프링은 위약군 대비 MOGAD 재발 위험을 68%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MOGAD는 면역 체계가 신경 섬유를 보호하는 수초를 공격해 시력 상실, 근육 기능 장애, 발작 등을 일으키는 희귀 질환이다. 다발성 경화증(MS)이나 시신경척수염 범주질환(NMOSD)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지만, MoG-IgG 자가항체의 존재로 구분되는 독립적 질환이다.
현재 MOGAD는 공식적으로 승인된 치료제가 없어 스테로이드나 아자티오프린 등 면역억제제를 오프라벨 형태로 사용하는 실정이다. 이번 임상 결과를 발표한 독일 샤리테 대학병원의 신경면역학 전문가 프리데만 파울 박사는 엔스프링의 성과에 대해 "이번 결과는 매우 인상적이며, MOGAD 발작을 예방하는 최초의 승인 요법으로 이어질 잠재력이 크다"고 평가했다.
임상 시험은 지난 2년간 최소 2회 이상의 MOGAD 발작을 경험한 12세 이상의 환자 132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분석 결과, 투약 48주 차에 엔스프링 투여군의 87%가 무재발 상태를 유지한 반면, 위약군은 67%에 그쳤다. 엔스프링의 치료 효과는 투약 후 8주에서 10주 사이의 초기 단계부터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연구 기간이 경과함에 따라 위약군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이차 평가지표인 연간 재발률, 중증 발작 발생률, MRI 활성 병변, 구조 요법 사용 비율 등에서도 일관된 개선 효과가 확인되었다. 안전성 측면에서는 흑색종으로 인한 사망 사례가 1건 보고되었으나, 이는 약물 투여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전반적인 이상반응의 유형과 빈도는 이미 NMOSD 치료제로 승인된 엔스프링의 기존 안전성 프로파일과 일치했다.
IL-6 수용체 길항제인 엔스프링은 이미 AQP4 항체 양성 성인 시신경척수염 범주질환(NMOSD) 치료제로 허가를 받은 상태다. 로슈는 이번 임상 3상 성공을 바탕으로 MOGAD 적응증 확대를 위한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그간 근거 중심 치료가 부재했던 MOGAD 환자들에게 표준화된 치료 옵션을 제공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