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의 '11.28 약가개편안' 발표 이후 의약품 유통업계가 본격적인 대응 채비에 나섰다. 이번 개편이 제약업계의 수익성뿐만 아니라 유통업계의 마진 및 반품 문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업계는 제약사들과의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동시에 자체적인 방어 논리를 구축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한국의약품유통협회(Korea Pharmaceutical Distributors Association)는 최근 수도권 긴급 확대회장단회의를 개최하여 정부 약가제도 개편안이 의약품 유통업계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협회는 약가 인하가 제약사의 수익성과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향후 한국제약바이오협회의 협조 요청 시 적극적으로 대응할 방침을 세웠다. 동시에 약가 인하가 유통업체의 마진 축소로 이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상위 제약사들과 마진 인하 방어 협력을 논의하는 안이 핵심적으로 제시됐다.
실제로 이번 개편안을 두고 의약품 유통업계에서 가장 큰 쟁점으로 떠오른 것은 마진 문제다. 의 국내 상위 30개 의약품 유통업체 조사 결과, 업계 전체의 평균 마진율은 약 1.8%에 불과했다. 상위 10개 업체 중 비아다빈치(Via Davinci)를 제외하고는 2%를 넘는 곳이 전무할 정도로 낮은 수준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약가개편 시점을 전후하여 일부 제약사가 유통업계에 마진 축소를 통보하는 공문을 발송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업계의 불안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특히 하반기부터 약가 타격을 직접적으로 받을 제약사들이 고정비용 절감 차원에서 유통 마진을 추가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업계는 각 유통 마진 편차가 큰 현실을 고려하여, 약가 개편에 따른 동반 피해를 막기 위해 제약업계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회의 안건으로 상정된 '마진제도화 연구용역' 또한 이러한 움직임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이는 약가와는 별개로 의약품 물류에 필요한 유통 거래폭을 합리적으로 설정해야 한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마진 문제와 더불어 제약사마다 상이한 반품 문제 역시 유통업계의 오랜 숙원 과제다. 200여 개 이상의 제약사가 각기 다른 반품 기준을 적용하고 있으며, 정산 및 반품 주기 또한 복잡하게 얽혀 있다. 특정 제약사의 경우 남은 유효기간에 따라 반품을 거절하거나 정산율에 차이를 두는 사례, 의약품 처리 비용을 반품 과정에서 선차감하는 등의 관행이 존재한다. 유통업계는 제약사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단계적 약가 인하에 따른 서류상 반품 인정 요청, 도매의 '2개월 30%' 원칙 준수, 차액정산 기준 통일, 입찰 질서 개선 등을 통해 이러한 고질적인 문제 해결에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크다.
제약사들의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도, 동시에 '방어선'을 구축하려는 의약품 유통업계의 이러한 전략적 대응이 향후 정부와 시장에 어떤 파급 효과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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