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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13일 전체회의를 통해 환자의 권리를 체계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제정법률안인 환자기본법안(대안)을 통과시켰다. 이번 법안은 기존 환자안전법을 통합 및 폐지하여 새롭게 제정된 것으로, 국내 보건의료 정책의 중심축을 의료 공급자에서 환자로 옮기는 법적 근거가 될 것으로 평가받는다.
법안의 주요 내용은 보건복지부 장관이 환자 정책에 관한 기본계획을 5년마다 수립하고 시행하도록 의무화한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환자의 권리 증진과 의료 서비스의 질 향상을 위한 실태조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그 결과를 대중에 공표해야 한다. 또한 정책 결정 과정에 환자와 환자단체의 참여를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이들을 보호하고 육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도 법안에 포함됐다.
특히 이번 제정안은 감염병 대유행이나 의료계 집단행동 등 보건의료 공백 상황에서 환자가 입을 수 있는 피해를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투병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를 반영했다. 법안은 환자의 12가지 권리와 의무를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환자의 권리에는 적정한 보건의료 서비스를 받을 권리, 진료 내용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들을 권리, 자기결정권, 정보 비밀 보호권 등이 포함됐다. 동시에 환자의 의무로서 의료인에게 정확한 건강 정보를 제공할 의무와 보건의료인의 전문성 존중, 폭언 및 폭행 금지 등의 규정도 함께 담겼다.
법안은 매년 5월 29일을 환자의 날로 지정하여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관련 행사와 교육을 실시할 수 있도록 했다. 5월 29일은 과거 항암제 투약 오류 사고로 사망하여 환자안전법 제정의 단초가 되었던 고(故) 정종현 군의 기일이다. 이는 환자 안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높이고 환자의 주체성을 강조하기 위한 상징적 조치로 해석된다.
해당 법안을 주도한 남인순 의원은 프랑스와 독일 등 주요 선진국들이 이미 환자기본법을 시행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번 법안 통과가 환자가 보건의료의 단순한 객체에서 벗어나 능동적인 주체로 거듭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법안 통과로 인해 향후 상급종합병원 중심의 의료 체계에서 국민과 환자 권익을 우선하는 의료 개혁이 가속화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