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파마뉴스 | 서윤열 의약 전문 기자] 경구용 GLP-1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가 일라이 릴리(Eli Lilly)를 상대로 초반 기세를 올리고 있다. 시장 조사 기관 스페릭스 글로벌 인사이트(Spherix Global Insights)의 분석에 따르면, 노보 노디스크의 초기 성공 비결은 강력한 제품명 인지도와 성분에 대한 의료진의 높은 친숙함으로 요약된다.
스페릭스의 분석가 짐 히키(Jim Hickey)는 미국의 일차의료기관 의사(PCP) 50명과 내분비 전문의 5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하고 월간 보고서를 작성했다. 그 결과, 지난 1월 출시된 노보 노디스크의 경구용 위고비(Wegovy)는 4월 시장에 진입한 일라이 릴리의 파운다요(Foundayo, 성분명 오포글리프론)보다 의료진 사이에서 훨씬 높은 친숙도 점수를 기록했다. 위고비정은 기존의 성공적인 주사제형 비만치료제와 제품명을 공유하며, 주성분 또한 동일한 GLP-1 화합물인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를 사용한다. 반면 파운다요는 일라이 릴리의 기존 주사제인 티르제파타이드(tirzepatide)와는 다른 완전히 새로운 분자 구조의 단일 표적 GLP-1 수용체 작용제다.
IQVIA 처방 데이터에 따르면, 위고비정은 최근 주간 처방 건수 15만 9,000건을 기록하며 출시 22주 차를 맞이했다. 반면 출시 9주 차를 맞은 파운다요의 처방량은 1만 9,879건에 머물렀다. 노보 노디스크는 위고비정 출시 이후 누적 처방 건수가 300만 건을 넘어섰으며, 이 중 대다수가 GLP-1 계열 약물을 처음 접하는 신규 환자라고 밝혔다. 다만 분석가들은 해당 데이터가 최근 급증하는 원격 의료 처방 사례를 온전히 반영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주의 사항으로 언급했다.
의료진의 처방 행태에서도 차이가 발견되었다. 일차의료기관 의사들은 내분비 전문의보다 위고비정을 처방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내분비 전문의들은 일차의료기관 의사들에 비해 양사 영업 사원과의 접촉 빈도가 더 높았다. 짐 히키는 "위고비정의 초반 강세는 노보 노디스크가 공유한 데이터와 일치하는 매우 강력한 출시 성적"이라며 "세마글루타이드에 대해 의료진이 이미 보유한 지식과 심리적 편안함이 파운다요와의 큰 차이를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향후 시장의 경쟁 구도는 약물 효능에 대한 비교와 복용 제한 사항에 대한 환자들의 반응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위고비정은 공복 상태에서 복용해야 한다는 제약이 있으나, 일라이 릴리는 파운다요가 음식물이나 수분 섭취에 제한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