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파마뉴스 | 남호준 기자] 보건복지부가 건강보험 재정 운영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필수의료 체계를 공고히 하기 위해 대대적인 수가 구조 개편에 돌입한다. 과보상 논란이 제기되어 온 검사 분야의 수가를 하향 조정해 연간 2조 6000억 원 규모의 재원을 마련하고, 이를 소아, 분만, 응급 등 의료 현장의 핵심 분야에 재배분하는 것이 이번 혁신안의 골자다.
보건복지부는 17일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공청회를 통해 이러한 내용을 담은 건강보험 수가 구조 혁신방안을 공개했다. 이번 개편은 현 정부의 지역 및 필수의료 강화 기조에 맞춘 보상체계의 전면 재설계 과정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상대가치 조정 주기를 기존 5~7년에서 2년 이내로 대폭 단축해 의료 현장의 원가 변화를 적시에 반영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구체적인 재원 확보 방안으로는 검체검사와 CT, MRI 등 영상 검사의 수가 조정이 지목됐다. 건강보험공단의 분석에 따르면 이들 항목의 비용 대비 수익률은 190%에서 200%에 달해 과도한 이익을 창출하는 구조로 판단됐다. 정부는 수익률이 150%를 초과하는 항목의 수가를 우선적으로 인하해 1단계 조정을 실시하며, 2028년까지 추가 분석을 통해 적정 수준의 균형 수가를 확립할 계획이다.
절감된 재원은 지역 및 필수의료의 자생력을 높이는 데 투입된다. 비수도권과 의료 취약지에 대한 지역 우대 수가를 신설해 수도권 환자 집중 현상을 완화하고, 중증 수술과 마취 등 고난도 의료 행위에 대한 보상을 강화한다. 아울러 소아 진료의 특수성을 고려한 수가 가산과 고위험 분만 및 신생아 치료를 담당하는 모자의료센터 지원을 확대해 필수의료 인프라를 보강한다는 방침이다.
의료계의 장기 미결 과제였던 진찰료 인상도 가시화됐다. 20년 넘게 동결 수준에 머물렀던 진찰료를 현실화하고, 충분한 상담이 가능한 심층 진찰 보상 체계를 강화해 의료 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도모한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건강보험 수가 구조 혁신을 통해 과다한 검사 지출을 합리화하고 일차의료와 중증진료 등 필수의료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이번 달 말까지 최종안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