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공공적 요인으로 사용량이 급증한 의약품에 대해 사용량-약가 연동 협상(PVA) 부담을 경감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에 나선다. 이는 단순한 사용량 증가 수치보다 증가의 원인과 배경을 고려하여 약가 정책의 유연성을 확보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공단은 최근 '사용량-약가 연동 협상 세부운영지침' 일부 개정안에 대한 의견 수렴을 마쳤으며, 조만간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국가 비축 및 감염병 대응에 필요한 의약품의 안정적인 공급망 유지다. 국가비축물자에 해당하는 성분이 법정감염병 대응을 위해 사용되어 사용량이 증가한 경우, 이를 사용량-약가 연동 협상 대상에서 제외하는 조항이 신설된다. 다만 위험분담계약(RSA)을 체결한 약제는 이번 제외 대상에서 배제된다. 이는 정부의 요청에 따라 생산량을 확대한 제약사가 오히려 약가 인하라는 불이익을 받게 되는 구조적 모순을 해결하기 위한 장치로 분석된다.
환경 변화에 따른 협상참고가격 보정 범위도 넓어진다. 감염병 대응이나 공급 차질 등 외부 요인에 의한 수요 변동성을 반영해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특히 일회성 환급계약 제도의 적용 대상을 구체화했다. 국가전염병 위기경보 단계가 '주의' 이상인 상황에서 사용량이 일시적으로 증가했거나, 유일한 대체 약제의 품절로 인해 수요가 쏠린 약제 등이 대상에 포함된다.
정부 정책 확대에 따른 특례 조항도 마련됐다. 난임시술 급여기준 확대 등 정책 지원으로 인해 사용량이 늘어난 약제는 제약사의 요청에 따라 일회성 환급계약을 체결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정책적 요인으로 인한 매출 증가가 곧바로 영구적인 약가 인하로 이어지는 부담을 완화해 줄 것으로 보인다.
행정적 절차의 명확성과 효율성도 강화된다. 급여적정성 재평가나 급여확대 전 사전 인하, 혹은 계약에 따른 자진 인하 결과는 협상참고가격 산정 시 고려 대상이 아님을 명확히 규정했다. 또한 기존 2회에 걸쳐 진행되던 환급액 고지 시점을 1회로 통합해 행정 효율을 높였다. 이번 개정 지침은 시행일 기준으로 모니터링이나 협상이 진행 중인 약제부터 즉시 적용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