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회사 홈페이지
보건복지부가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제도의 대대적인 개편을 추진한다. 연구개발 투자 기준을 상향하고 평가 체계를 절대평가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번 개편은 약가 제도 개선에 따른 인센티브와 긴밀히 연계되어 있어 제약업계의 신규 인증 신청이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복지부가 공개한 개정안에 따르면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을 위한 의약품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 기준이 현재보다 2%포인트씩 일괄 상향된다. 다만 산업계의 부담을 고려해 해당 기준은 공포 후 3년이 경과한 시점부터 적용하며, 올해 신청 기업은 기존 기준을 따른다.
리베이트 결격 사유 판단 기준은 행정처분일이 아닌 위반행위 종료일을 기점으로 5년 이전 행위를 제외하는 방식으로 합리화된다. 아울러 소송 패소 시 판결 후 1년 이내에 인증을 취소할 수 있는 규정도 함께 검토 중이다.
평가 체계는 기존 25개 항목 120점 만점에서 17개 항목 100점 만점으로 간소화된다. 인증 통과 기준은 평균 65점 이상을 획득하는 절대평가 방식이 적용될 예정이다. 정량 지표로는 연구개발 투자액 및 비율, 임상시험 건수, 의약품 수출액 등 4개 항목이 제시되었다.
정성 지표에서는 의약품 공급망 안정화 기여 항목이 10점 배점으로 신설되었다. 이는 퇴장방지의약품 및 필수의약품 공급 실적, 국산 원료 사용 여부 등을 평가해 보건 안보 기여도를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이번 인증 개편은 단순한 제도 정비 차원을 넘어, 정부의 약가 구조 개혁과 맞물려 그 파급력이 한층 증폭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복지부가 2026년 하반기부터 제네릭 의약품 약가를 현행 53.55%에서 40%대로 낮추는 구조 조정을 추진하는 가운데,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인증받은 기업에는 계단식 약가 인하 적용 시 인하율 우대, 사용량-약가 연동 조정 시 감면 비율 확대 등 약가 전반에서 우대 조치가 부여될 예정이다.
특히 준혁신형 제약기업 카테고리를 신설하고 50%의 약가 가산을 부여하는 중간 사다리 구조도 함께 마련함으로써, 혁신형 또는 준혁신형에 포함되지 못하는 기업과의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이번 개편이 과거 리베이트 전력으로 인증에서 탈락했던 기업들에게 재도전의 기회를 열어준다는 점에서 업계 안팎의 시각은 엇갈린다. 기존에는 약사법 위반 시 즉시 인증이 취소되고 3년간 재인증이 불가능했으나, 개편 후에는 일정 기준 이상의 결격 사유가 있을 경우에만 인증이 제한되어 과거 규제로 불이익을 받았던 기업들이 혜택을 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일각에서는 윤리 경영의 후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어, 인증 기준의 완화와 R&D 투자 강화라는 두 축 사이의 균형이 제도의 실질적 신뢰도를 가르는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는 5월 말까지 평가 가이드라인을 확정하고 8월 말에 인증 신청 공고를 낼 계획이다. 이후 심사를 거쳐 연말까지 최종 고시를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다. 준혁신형 제약기업의 경우 매출 1,000억 원 이상 기업은 연구개발비 비율 5% 이상, 1,000억 원 미만 기업은 7%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과거 심사에서 탈락한 기업이 정보공개 청구를 할 경우 항목별 세부 점수를 제공해 평가의 투명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