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건복지부가 약가제도 개편의 후속 조치로 기등재 의약품에 대한 상한금액 재평가 논의를 본격화했다. 정부는 지난 18일 민관협의체를 소집해 제약업계를 대상으로 재평가 세부 기준안을 설명하고 의견 수렴 절차에 들어갔다. 이번 논의는 앞서 발표된 약가제도 개선안에 따라 기등재 의약품의 상한액을 산정률에 맞춰 기존 대비 45% 수준으로 조정하는 것이 핵심이다.
정부가 제시한 로드맵에 따르면 1차 재평가는 2012년 12월 1일 이전에 등재된 동일 성분 및 동일 제형의 복수 등재 품목을 우선 대상으로 한다. 이후 나머지 품목에 대해 2차 재평가를 순차적으로 진행한다는 구상이다. 재평가 기준금액은 2026년 9월 건강보험 급여목록표를 기준으로 동일 제제 상한금액 중 최고가를 적용하며, 여기에 기본 산정률 45%를 반영해 최종 약가를 도출한다.
다만 모든 품목이 감액 대상은 아니다. 동일 투여 경로와 성분, 제형을 가진 제품이 시장에 1개 사만 존재하는 품목은 평가에서 제외된다. 또한 기초수액제, 산소, 방사성의약품, 희귀의약품 등 최근 5년 내 수급 불안정 등의 사유로 약가가 인상된 필수의약품 역시 제외 대상에 포함됐다. 기준 요건을 모두 충족하면서 자사 생산을 진행하고, 동일 제제 공급 업체가 3개 사 이하인 경우에는 재평가 가산 대상자로 분류되어 약가 인하 폭이 완화될 전망이다.
업계의 이목이 집중됐던 복합제의 경우 단일제와의 가격 연동 없이 별도의 기준을 적용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복합제의 현재 상한액을 53.55% 기준금액으로 설정한 뒤, 이를 다시 45%로 조정하는 산식을 적용한다. 이는 단일제 가격 변화에 따라 복합제 가격이 자동으로 조정되던 기존 방식과는 차별화된 접근이다.
이날 회의는 정부의 기준안 설명과 업계의 의견 청취 위주로 진행되었으며, 최종적인 합의안은 도출되지 않았다. 제약업계는 기준금액 설정 방식과 재평가 대상 범위, 조정 기준 등에 대해 다양한 우려와 건의 사항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협의체에서 나온 의견을 검토한 뒤 추가 논의를 거쳐 기등재 의약품 재평가 방안을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