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회사 홈페이지
모더나(Moderna)가 미국 내 감염병 백신 사업 투자 전략을 재편하며 신규 후기 임상 단계 개발 중단을 선언했다. 스테판 방셀(Stéphane Bancel) 모더나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감염병 백신 분야에서 새로운 3상 임상 연구에 투자할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이는 미국 시장에서의 백신 불신 심화와 정책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결정으로 분석된다.
방셀 CEO는 반(反)백신 정서가 모더나의 사업과 백신 개발 능력에 100% 영향을 미친다고 언급했다. 그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미국 시장에 접근하지 못하거나 규제 지연, 정부의 권고 부재로 인해 시장 규모가 축소되면 투자 수익을 낼 수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모더나는 12개의 바이러스 또는 세균성 백신 프로그램을 2상 임상 또는 그 이전 단계에서 진행 중이다. 그러나 모더나 대변인은 현재 진행 중인 2상 감염병 프로그램의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언급을 거부했다.
모더나의 이러한 전략 변화는 지난 11월 20일 발표된 실적 보고서에서 이미 예고됐다. 당시 모더나는 4개의 mRNA 임상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2026년까지 매출을 10% 증대시키기 위한 3개년 사업 전략을 제시했다. 방셀 CEO는 당시 "향후 3년간 고위험군을 위한 대규모 계절성 백신 프랜차이즈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발생한 현금을 항암제 및 희귀질환 치료제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유럽이 호흡기 바이러스 백신에 대한 중요한 시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최근 미국의 백신 인프라 약화와 무관하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부터 감염병 백신 지원 인프라가 약화되기 시작했으며, 최근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Robert F. Kennedy Jr.) 보건복지부 장관이 백신 관련 연방 인프라를 해체하는 등 백신 불신이 가속화되고 있다. 얼마 전 화이자(Pfizer)의 알버트 불라(Albert Bourla) CEO도 케네디 장관의 백신 입장을 '반과학적'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불과 몇 년 전, 모더나와 화이자는 코로나19 팬데믹 종식을 위해 스파이크백스(Spikevax)와 코미나티(Comirnaty)를 개발하며 경쟁했고, 이는 두 회사뿐 아니라 전체 바이오제약 산업에 막대한 수익과 투자를 유치하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최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코로나19, 독감, 로타바이러스, 수막염, A형 간염, B형 간염 등에 대한 광범위한 백신 권고 사항을 제거하며 소아 백신 접종 일정을 전면 개편했다.
모더나는 감염병 백신 투자 축소와 동시에 항암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카일 홀렌(Kyle Holen) 모더나 개발 담당 총괄은 지난 10월 인터뷰에서 향후 모더나의 신규 임상시험계획(IND) 신청이 대부분 항암 분야에서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홀렌 총괄은 감염병 백신 개발을 둘러싼 정치적 환경과 '항암 분야의 거대한 미충족 수요'를 이러한 결정의 배경으로 제시했다.
방셀 CEO는 감염병 백신 분야에서 물러나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수십 년 동안 전 세계 사람들을 도왔던 백신들이 더 이상 권고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슬프다"고 말했다. 또한 "모든 헬스케어 개입을 통틀어 백신 접종은 심장마비를 예방하는 데 있어 10년, 20년이 아닌 당해에 가장 높은 투자 수익을 제공하는 방법 중 하나"라고 강조하며, 코로나19 및 독감 백신이 중증 질환으로 인한 입원을 예방하는 효과를 언급했다. 그는 "입원이 중대한 문제라는 사실을 잊기 쉽다"며, "67세 노인이 입원하면 일주일 만에 근육량이 10% 감소할 수 있는데, 이는 높은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는지 아니면 침대와 소파를 오가는 삶으로 전락하는지의 차이를 만들 수 있다"고 백신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