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윤열 | 의약전문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폐업한 의료기관과 약국 등에서 발생하는 마약류 관리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제도 전반을 정비한다. 기존에 양도만 가능했던 처분 방식에 폐기를 추가하여 불법 유출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고, 폐업 이후 발견된 마약류에 대해서도 취급자의 책임을 끝까지 묻는 것이 핵심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해 11월 개정된 마약류관리법의 후속 조치로, 폐업 등으로 자격을 상실한 마약류취급자의 잔여 마약류 처리 절차를 구체화했다. 그동안 의료기관이나 약국은 폐업 시 보유 마약류를 다른 취급자에게 양도해야 했으나, 양수자를 찾지 못할 경우 처리 방식이 명확하지 않아 현장에서 관리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실제 감사원이 2023년 실시한 정기감사 결과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2년까지 폐업 과정에서 추적이 어려워진 마약류 의약품은 최대 174만개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폐업 신고 시 보유 중인 마약류 현황과 처분계획 제출을 의무화하고, 양수자가 없는 경우 폐기가 가능하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특히 폐업 이후 현장에서 뒤늦게 발견된 마약류에 대한 관리 책임도 강화된다. 이미 자격을 상실했더라도 당시 보유하던 마약류가 발견되면 해당 자격상실자가 이를 양도하거나 폐기한 뒤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NIMS)에 결과를 보고해야 한다.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이번 법안 개정의 핵심은 폐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마약류 관리 공백을 해소하고, 자격을 상실한 이후에도 남은 마약류에 대한 책임을 명확히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폐업이 곧 마약류 관리 책임의 종료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최종적인 처리와 보고가 완료될 때까지 의무를 부여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아울러 마약류취급자의 종업원 지도·감독 의무 위반에 대한 행정처분도 강화된다. 관리 소홀로 인해 의료용 마약류 도난이나 유출 사고가 발생할 경우, 1차 위반 시 업무정지 기간을 기존 1개월에서 3개월로 상향하는 등 차수별 처분 수위를 높였다. 다만 처분 결정 시 도난·유출 경위와 관리 부실 사이의 인과관계를 종합적으로 판단할 방침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오는 7월 20일까지 이번 개정안에 대한 의견수렴을 거쳐 법령을 확정할 계획이다. 향후 지자체와 협력하여 폐업 의료기관의 마약류 처리 현장 점검을 강화하고, 취급자 및 담당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교육도 병행하여 의료용 마약류의 불법 유출 방지 체계를 공고히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