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오유경)는 특정 유전자의 메틸화 상태를 분석해 방광암 진단을 보조하는 국산 ‘종양관련유전자검사시약’을 신개발의료기기로 지난 8일 최초 허가했다. 이번 허가는 수입 의존도가 높았던 방광암 진단 시장에서 국내 기술의 우수성을 입증하고 환자들에게 더 정밀한 진단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이번에 허가된 제품은 소변 내에 존재하는 메틸화된 특정 유전자(PENK, Proenkephalin)를 분석물질로 최초 적용한 유전자검사시약이다. PENK 유전자는 본래 세포의 성장 조절 및 스트레스에 의한 세포 사멸 등에 관여하는 단백질을 생성하지만, 해당 유전자가 메틸화될 경우 단백질이 제대로 발현되지 않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 의료기기는 혈뇨 증상이 있는 방광암 의심 환자(만 40세 이상)의 소변에서 이 메틸화된 PENK 유전자를 실시간 중합효소연쇄반응법(qPCR)으로 검출해내며, 이를 통해 예후가 나쁜 고등급 방광암이나 종양이 점막층 아래로 침윤된 침윤성 방광암의 진단을 효과적으로 보조할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주목되는 점은 기존 단백질 기반 면역진단 방식보다 임상적 정확도가 획기적으로 개선되었다는 사실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기존의 단백질 기반 진단 제품들은 임상적 민감도가 55.7~62.5%, 특이도가 78.0~85.7% 수준에 머물렀으나, 이번에 허가된 국산 유전자 진단 제품은 임상적 민감도 89.1%, 임상적 특이도 87.8%를 기록하며 압도적인 진단 효율성을 입증했다.
이번 허가는 지난해 11월 개최된 체외진단의료기기 전문가 위원회 등의 엄격한 자문을 거쳐 최종 확정되었으며, 식약처는 기존 제품과 비교해 작용 원리나 성능이 완전히 새로운 ‘신개발의료기기’로서 가치를 인정해 품목허가를 진행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앞으로도 신속한 의료기기 허가 및 심사를 통해 국민이 안전하고 우수한 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며, 더 많은 환자가 정확한 진단과 치료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책임과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허가로 인해 방광암 진단 분야의 국산화가 가속화되는 것은 물론, 액체생검 기술을 활용한 국내 헬스케어 기업들의 시장 진출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