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의사 연간 증원 규모 1930~4200명 범위 도출... 최종 결정 임박
신현웅 실장, 의사 증원 효과 극대화 위한 '지역 배치' 및 '교육 여건' 등 실질적 고려사항 제시
의료계-정부-지역-대학-학생 간 '공진화' 통한 장기적 제도 설계 필요성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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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인력 증원 논의가 심화되는 가운데, 단순히 부족한 의사 수를 늘리는 것을 넘어 실제 의료 현장에 필요한 인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실현 가능한 증원 규모를 설정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신현웅 보건의료정책연구실장은 최근 열린 ‘의사인력 양성 관련 토론회’에서 이 같은 문제를 지적하며, 의사 증원 과정에서 총량 문제와 더불어 분포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는 그동안 진행된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의 중장기 수급추계 결과를 바탕으로 적정 증원 규모 심의를 진행 중이다. 추계위가 산출한 12개 모형 중 6개 모형을 집중적으로 검토한 결과, 2037년까지 예상되는 의사 부족 인원(2530~4800명)에 공공의대 신설(400명) 및 신설 지역의대(200명) 추가 양성분을 고려해 5년간 연간 증원 필요량을 1930명에서 4200명까지로 도출했다. 최종 증원량은 올해 1~2월 중 결정될 예정이다.
신현웅 실장은 의사 증원의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음을 경고하며, “증원을 분포 해결로 연결하는 설계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단순한 증원이 아닌 ‘몇 명’을 늘릴지뿐만 아니라 ‘어디에’ 배치할지까지 함께 결정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또한, 증원 필요량을 산출한 뒤 실제 적용 시 교육 여건과 현장 배치율 등을 반영한 실현 가능한 증원 규모 결정이 추가적으로 검토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구체적인 고려사항으로는 교육 여건의 부담이 지적됐다. 2024~2025학년도 재학생 수가 총 6048명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상황에서, 2027년 이들이 본과에 진입할 경우 실습 및 시설 수용에 큰 부담이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실습 시설 확충 일정이 필수적으로 고려되어야 하며,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 기준상 입학정원 10% 이상 변동 시 주요 변화 평가를 실시해야 하는 점도 상한선 설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증원된 정원 모두가 현장에 배치되지 않고 휴학, 자퇴, 국시 합격률, 수련기간 중도 포기 등 단계별 이탈이 발생할 가능성도 언급됐다. 이러한 이탈률은 실제 지역 및 필수의료 현장 인력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 변수를 상정한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지역의사양성법은 이미 제정되었으나, 적용 지역, 지역별 배분, 의무복무 범위, 지역 학생 요건, 교육의 질 등 세부 배치 기준이 대통령령으로 위임되어 하위 법령 제정이 시급한 상황이다.
신 실장은 의대 증원이 2040년 정착까지 이르는 긴 여정의 시작에 불과하다고 진단하며, 의료계, 정부, 지역, 대학, 학생이 함께 만들어가는 ‘공진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제도 설계가 단순히 누가 이기고 정답이 무엇인가를 찾는 것을 넘어, 상충하는 가치들 간의 조정을 통해 어떻게 함께 나아갈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