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홈페이지보건복지부 산하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가 향후 5년간의 의사인력 양성 규모를 최종 확정하면서 정부와 의료계 사이의 긴장감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지난 10일 열린 제7차 회의에서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는 2027년부터 2031년까지 총 3,342명의 의사를 추가 양성하기로 의결했다. 이에 따라 2027학년도 의대 정원은 기존보다 490명 늘어난 3,548명으로 설정됐으며, 2031년 이후에는 3,871명까지 단계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정부는 이번 결정이 과학적 근거와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이루어졌음을 강조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번 증원 결정이 수급추계위원회의 제안을 토대로 공급자와 수요자, 전문가가 참여하는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의 심의 기준을 거쳐 도출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정 장관은 "과학적 근거와 민주적, 사회적 합의 과정을 거쳐 결정됐다는 의미가 가장 크다"며 추계 결과의 약 75% 수준이 반영된 합의안임을 명시했다.
반면 대한의사협회는 정부의 발표에 즉각 반발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은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회의 도중 퇴장하며 표결에 불참했다. 김 회장은 긴급 브리핑을 통해 위원회 참여가 곧 합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으며, 현재의 수급추계위원회가 임상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없는 기형적 구조라고 비판했다. 특히 숫자에 매몰된 정부의 결정에 유감을 표하며 수급추계위원회 구성의 전면 개편을 요구했다.
의료 교육의 질 저하에 대한 우려도 증폭되고 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는 정부의 학생 수 추계가 휴학과 유급 등 학사 일정의 변수를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협의회 측은 2024년과 2025학년도 휴학생 규모를 고려할 때, 증원이 없는 상태에서도 이미 정상적인 교육이 어려운 임계치에 도달했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한의사협회는 실질적 조정 권한을 가진 의학교육협의체 구성과 해외 의대 졸업생 인증 기준 강화 등 보완책 마련을 정부에 촉구했다.
의료계 내부에서는 정부 정책을 저지하지 못한 대한의사협회 집행부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한병원의사협회는 이번 결정이 과거 정부의 정책 기조를 답습하고 있다고 평가하며 집행부의 총사퇴를 요구했다. 다만 의료계의 즉각적인 집단행동 여부는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김택우 회장은 집단행동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 대신 상설 의정협의체 구성을 통한 진정성 있는 해결 의지를 보일 것을 정부에 요구하며 향후 이행 과정을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