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파마뉴스 | 서윤열 약학전문기자] 존슨앤드존슨(Johnson & Johnson, 이하 J&J)이 차세대 항암 기술인 분해제-항체 접합체(Degrader Antibody Conjugate, 이하 DAC) 플랫폼을 확보하기 위해 파이어플라이 바이오(Firefly Bio)를 10억 달러에 인수했다.
DAC는 항체-약물 접합체(Antibody-Drug Conjugate, 이하 ADC)와 표적 단백질 분해제(Targeted Protein Degrader, 이하 TPD)의 특성을 결합한 신규 모달리티다. ADC가 항체를 통해 세포 독성 항암제를 전달하는 것과 달리, DAC는 TPD를 페이로드로 사용하여 기존 약물로 공략이 어려웠던 소위 타깃하기 어려운(Undruggable) 단백질의 분해를 유도하는 것이 특징이다.
파이어플라이 바이오의 파이어링크(Firelink) DAC 플랫폼은 촉매 단백질 분해제를 페이로드로 활용하며, 독자적인 링커 기술을 통해 혈액 내 유리 페이로드의 양을 줄여 정상 세포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됐다. 현재 이 기업은 KRAS 변이에 의해 발생하는 종양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전임상 단계에서 고형암과 혈액암 모두를 대상으로 단회 투여만으로도 매우 낮은 용량에서 종양 부피의 유의미한 감소를 확인한 바 있다.
J&J 이노베이티브 메디슨의 R&D 부문 총괄인 존 리드(John Reed) 박사는 "KRAS는 대표적인 난공불락 타깃으로 간주되어 왔으며, 해당 변이 암 환자들은 생존 기간이 수개월에 불과할 정도로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었다"며 "독자적인 파이어링크 플랫폼이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하고 다양한 고형암 치료를 위한 전임상 후보물질로 자사 파이프라인을 다각화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파이어플라이 바이오는 버산트 벤처스(Versant Ventures)의 인큐베이팅을 거쳐 2024년 일라이 릴리(Eli Lilly) 등이 참여한 9,4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하며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경영진으로는 알라코스(Allakos) 최고운영책임자 출신의 스콧 허쉬(Scott Hirsch) 최고경영자와 제넨텍(Genentech), 머크(Merck & Co.)에서 ADC 팀을 이끌었던 존 플라이게(John Flygare) 최고과학책임자가 포진해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의 DAC 기술에 대한 관심은 2023년부터 본격화되는 추세다. 머크는 C4 테라퓨틱스(C4 Therapeutics)와 공동 개발 계약을 체결했으나 지난 11월 종료했고, 로슈(Roche)가 두 달 전 해당 기업과 새로운 계약을 맺었다.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Bristol Myers Squibb)는 2023년 오룸 테라퓨틱스로부터 GSPT1 분해제를 전달하는 DAC 후보물질 ORM-6151을 선급금 1억 달러에 도입했다. 현재 BMS-986497로 명칭이 변경된 이 물질은 급성 골수성 백혈병 및 골수이형성 증후군을 대상으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화이자(Pfizer)에 인수된 시젠(Seagen) 역시 누릭스 테라퓨틱스(Nurix Therapeutics)와 DAC 개발을 위해 6,000만 달러 규모의 협력을 체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