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파마뉴스 | 서윤열 약학전문기자] 인사이트(Incyte)가 희귀 혈액질환 파이프라인 보강을 위해 스타 테라퓨틱스(Star Therapeutics)의 자회사인 베가 테라퓨틱스(Vega Therapeutics)를 인수했다.
이번 계약의 선급금 규모는 12억 5,000만 달러이며, 향후 판매 성과에 따라 최대 7억 5000만 달러의 마일스톤이 추가로 지급될 예정이다. 이는 빌 머리(Bill Meury) 최고경영자(CEO) 취임 이후 단행된 최대 규모의 베팅으로, 2028년 예정된 주력 제품 자카피(Jakafi)의 특허 만료에 따른 매출 공백을 메우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인사이트가 이번 인수를 통해 확보한 핵심 자산은 폰 빌레브란트병(VWD) 치료제 후보물질인 VGA039다. VGA039는 단백질 S(Protein S)의 활성을 조절하는 단일클론항체로, 단백질을 고갈시키지 않으면서도 혈액 응고 과정에 필수적인 효소 생성을 촉진해 지혈 기능을 회복시키는 기전을 가진다. 베가 테라퓨틱스는 지난 10월부터 VGA039의 임상 3상 시험에 착수했다.
ClinicalTrials.gov에 따르면 해당 임상은 2028년 종료될 예정이며, 이는 자카피의 시장 점유율 하락이 예상되는 시점과 맞물려 인사이트의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 폰 빌레브란트병 시장은 다케다(Takeda)의 본벤디(Vonvendi)가 선점하고 있다. 2015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본벤디는 재조합 폰 빌레브란트 인자로, 예방 요법을 위해 환자가 주 2회 정맥 주사를 맞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반면 VGA039는 피하 주사 제형으로 개발되어 임상 1/2상 결과 4주 1회 투여가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초기 임상 데이터에 따르면 VGA039를 투여받은 환자 8명에서 출혈 감소 중앙값이 81%를 기록했으며, 정맥 주사 예방 요법에서 VGA039로 전환한 환자 2명은 연간 출혈률이 각각 75%, 100% 감소하는 성과를 보였다.
빌 머리 CEO는 투자자 대상 컨퍼런스 콜에서 VGA039가 2029년 이후 연간 10억 달러 이상의 순매출을 기록하며 전사적 성장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VGA039는 폰 빌레브란트병 분야에서 로슈(Roche)의 헴리브라(Hemlibra)가 혈우병 A 시장에서 보여준 것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충분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대규모 환자군을 위한 표준 치료제가 될 잠재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인사이트는 미국 내에서 잦은 출혈로 정맥 주사 예방 요법이 필요한 중증 환자 약 7,000명에서 1만 명을 일차적인 타겟으로 설정하고 있다.
이번 인수는 빌 머리 체제 아래 인사이트가 추구하는 인수합병(M&A) 전략의 전형을 보여준다. 인사이트는 유망한 초기 데이터를 보유하고 개발 경로가 명확하며, 자사의 핵심 치료 영역 내에서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는 임상 3상 단계의 자산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VGA039는 폰 빌레브란트병 외에도 다른 출혈 장애로 적응증을 확대할 가능성이 열려 있어, 인사이트의 희귀 혈액질환 포트폴리오 강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