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회사 홈페이지
미국 연방법원이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가 이끄는 보건복지부(Department of Health and Human Services)의 급진적인 백신 정책 변화에 제동을 걸었다. 보스턴 연방법원의 브라이언 머피 판사는 보건복지부가 추진한 백신 규제 및 권고안 변경 사항 중 상당 부분에 대해 집행 정지 가처분 결정을 내렸다. 이번 판결은 미국 소아과 학회(American Academy of Pediatrics) 등이 제기한 소송에 따른 결과로, 정부가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백신 접종 관행을 개편하려 했다는 법적 판단이 작용했다.
법원은 보건복지부가 예방접종전문위원회(Advisory Committee on Immunization Practices)를 재편하고 소아기 백신 권고안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행정절차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았다. 특히 지난해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가 질병통제예방센터(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에 자문하는 예방접종전문위원회 위원들을 대거 교체하고 자신의 인사들로 채운 행위가 연방자문위원회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법원은 해당 위원회에 대한 신규 임명을 정지시킴으로써 위원회의 소집과 의사결정 활동을 사실상 차단했다.
또한 올해 초 질병통제예방센터가 간염(Hepatitis) A 및 B, 독감(Influenza), 로타바이러스(Rotavirus),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수막구균(Meningococcal) 질환에 대한 소아기 정기 접종 권고를 갑작스럽게 삭제한 결정도 문제로 지목되었다. 머피 판사는 이러한 결정들이 수십 년간 미국 백신 권고 체계의 근간이 된 공식적인 예방접종전문위원회 절차를 무시한 채 이루어졌다고 판단했다. 그는 판결문을 통해 이러한 결정들이 과학적 성격을 띠며 법적 절차 요건으로 명문화된 방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이를 무시하여 조치의 무결성을 훼손했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 측은 이번 판결에 대해 항소를 통해 뒤집히기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보건복지부 대변인 앤드류 닉슨은 이번 결정이 트럼프 행정부의 국정 운영을 저지하려는 시도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반면 미국 소아과 학회 회장인 앤드류 라신은 이번 판결이 그동안 불투명했던 백신 권고안에 명확성을 부여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우리는 연방 정부와 수십 년간 유지해 온 파트너십으로 돌아가기를 희망하며, 질병통제예방센터의 동향을 완전히 인지하는 상태에서 권고안이 도출되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이번 가처분 결정으로 인해 지난해 이후 예방접종전문위원회가 의결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백신 관련 권고안들의 법적 지위도 불투명해진 상태다. 원고 측 대리인인 리처드 휴즈 4세는 위원회 재편 이후 이루어진 모든 투표 결과가 정지된 상태라고 설명하며, 향후 정식 재판이나 약식 판결을 통해 본안 소송을 진행할 계획임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