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파마뉴스 | 서윤열 의약 전문 기자] GSK가 바이오테크 기업 누발렌트(Nuvalent)를 106억 달러(약 14조 5,000억 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인수를 통해 GSK는 승인이 임박한 두 개의 항암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며 로슈(Roche), 화이자(Pfizer) 등 기존 시장 선도 기업들과의 경쟁에 본격적으로 가세할 전망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오는 9월 누발렌트의 ROS1 억제제 지데삼티닙(zidesamtinib)에 대한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며, 이어 11월에는 ALK 억제제 넬라달키닙(neladalkib)의 승인 결론을 내릴 계획이다. GSK는 두 자산 외에도 현재 임상 1상 단계인 HER2 억제제와 전임상 단계의 프로그램들을 함께 확보하게 됐다.
이번 대규모 투자는 GSK가 직면한 매출 공백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분석된다. GSK는 2028년부터 2030년 사이 주요 HIV 치료제인 돌루테그라비르(dolutegravir)의 특허 만료에 따른 제네릭 공세로 매출 타격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루크 미엘스(Luke Miels) GSK 최고경영자(CEO)는 "FDA 승인을 전제로 이번 인수는 2027년부터 매출 성장을 견인할 것이며, 이는 투자자들이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사항"이라며 "돌루테그라비르의 독점권 상실 기간 동안 GSK의 영업 이익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누발렌트는 이전에 티로신 키나아제 억제제(TKI)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ROS1 양성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를 대상으로 지데삼티닙의 승인을 신청했다. 지데삼티닙은 화이자의 잘코리(Xalkori), 로슈의 로즐리트렉(Rozlytrek),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Bristol Myers Squibb)의 어그티로(Augtyro), 누베이션 바이오(Nuvation Bio)의 입트로지(Ibtrozi) 등과 시장에서 경쟁하게 된다. 누발렌트는 지데삼티닙이 기존 치료제 대비 약물 지속성을 개선하고 중추신경계(CNS) 부작용을 줄였다는 점을 차별화 요소로 강조하고 있다.
ALK 억제제인 넬라달키닙은 현재 TKI 치료 경험이 있는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FDA 심사를 받고 있으며,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로슈의 알레센자(Alecensa)와 비교하는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GSK는 화이자의 로브레나(Lorbrena)가 우수한 효능에도 불구하고 관리하기 까다로운 부작용 프로파일을 가졌다는 점에 주목하여 넬라달키닙의 경쟁력을 높게 평가했다.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 ALK 변이는 약 3~5%, ROS1 변이는 약 1~3%로 소수에 해당하지만, 해당 환자들은 통상적인 암 환자보다 약물 투여 기간이 길어 제품의 장기적인 수익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GSK는 지데삼티닙과 넬라달키닙의 매출 잠재력을 '멀티 블록버스터' 급으로 보고, 누발렌트의 직전 종가인 88.49달러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한 주당 124달러를 인수 가격으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