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윤열 | 의약전문기자] 길리어드 사이언스(Gilead Sciences)와 머크(Merck & Co.)가 TROP2 표적 항체약물접합체(ADC)인 트로델비(Trodelvy)의 글로벌 임상 3상 중단을 발표했다. 양사는 외부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의 권고를 수용하여 Evoke-03(Keynote-D46) 임상을 공식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해당 임상은 PD-L1 고발현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를 대상으로 트로델비와 키트루다(Keytruda) 병용 요법을 키트루다 단독 요법과 비교 평가해 왔다.
최종 분석 결과 트로델비 병용 요법은 1차 평가지표인 무진행생존기간(PFS)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비록 수치상 긍정적인 경향은 확인되었으나, 전체생존기간(OS)에 대한 중간 분석 결과 역시 통계적 유의성 달성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실패는 2년 전 2차 NSCLC 임상 좌절과 2024년 방광암 시장 철수에 이은 트로델비의 또 다른 대형 악재로 기록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재무적 타격에 주목하고 있다.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2020년 이뮤노메딕스(Immunomedics)를 210억 달러에 인수했으나, 연이은 임상 실패로 인해 투자 가치 증명에 난항을 겪고 있다. 1차 NSCLC 시장 진입이 무산됨에 따라 트로델비의 상업적 미래는 삼중음성유방암 용도에 크게 의존하게 되었다. 리링크 파트너스(Leerink Partners)는 이번 실패가 키트루다 단독 요법이라는 표준 치료법의 높은 장벽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 사례라고 분석했다.
반면 경쟁사들의 TROP2 ADC 개발은 활발히 진행 중이다. 머크의 파트너사인 켈룬 바이오텍(Kelun-Biotech)은 중국 내 PD-L1 고발현 NSCLC 환자를 대상으로 한 OptiTROP-Lung05 임상에서 sac-TMT와 키트루다 병용 요법이 단독 요법 대비 PFS를 53% 개선했다는 데이터를 확보했다. 전문가들은 sac-TMT가 트로델비 대비 높은 효능과 우수한 내약성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재 머크는 글로벌 임상 3상인 TroFuse-007을 진행 중이며,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와 다이이찌산쿄(Daiichi Sankyo)의 Datroway 역시 연내 Avanzar 임상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어 시장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