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윤열 | 의약전문기자] 길리어드 사이언스(Gilead Sciences)와 머크(Merck)가 공동 개발 중인 이슬라트라비르(islatravir)와 레나카파비르(lenacapavir) 병용요법이 두 건의 임상 3상 시험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확보하며 세계 최초의 주 1회 복용 경구용 에이치아이브이(HIV) 치료제 상용화에 다가섰다.
이번에 공개된 Islend-1 및 Islend-2 임상 3상 데이터에 따르면, 이슬라트라비르 2mg과 레나카파비르 300mg 병용 투여군은 바이러스가 억제된 HIV 감염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서 1차 효능 평가지표를 달성했다. Islend-1 연구에서는 길리어드의 기존 1일 1회 복용제인 빅타비(Biktarvy)에서 전환한 환자군을 대상으로 비열등성을 입증했으며, Islend-2 연구 역시 표준 항레트로바이러스 요법에서 전환한 환자군에서 대등한 효과를 보였다. 두 연구 모두에서 새로운 안전성 우려는 발견되지 않았다.
양사는 이번 임상 결과를 전 세계 규제당국에 제출하고 향후 학술대회에서 세부 데이터를 발표할 계획이다. 길리어드의 바이러스학 임상 개발 책임자인 자레드 베이튼(Jared Baeten) 부사장은 "장기 지속형 경구 요법은 HIV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꿀 혁신의 새로운 물결이며, 복용 횟수를 줄인 혁신적인 옵션은 환자의 삶에 유의미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HIV 시장은 지난해 빅타비로만 143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한 길리어드가 주도하고 있다. 제프리스(Jefferies) 분석가들은 이번 임상 데이터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5년 장기 데이터에서 97%의 억제율을 입증한 빅타비가 여전히 표준 치료법의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이슬라트라비르와 레나카파비르 병용요법의 경우 장기적인 안전성과 내성 발현 여부가 향후 시장 안착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레나카파비르는 2022년 다제내성 HIV 환자를 위한 연 2회 투여 주사제 선렌카(Sunlenca)로 미국 시장에 진입했으며, 1년 전에는 노출 전 예방 요법(PrEP)인 예즈투고(Yeztugo)로도 승인받았다. 머크의 신규 뉴클레오사이드 역전사 효소 전이 억제제(NRTTI)인 이슬라트라비르 역시 최근 도라비린(doravirine)과의 병용요법인 이드빈소(Idvynso)로 첫 승인을 획득했다. 머크는 감염병 포트폴리오를 통해 2030년대 중반까지 연간 150억 달러의 매출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