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국가 우선순위 바우처 약물 심사 지연... 신속심사 취지 퇴색
일라이 릴리 오포글리프론 등 4개 약물, 당초 계획보다 심사 기한 연장
사노피 티지엘드 안전성, 디스크 메디슨 비토퍼틴 유효성 문제 봉착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신속한 의약품 심사를 목표로 도입한 '국가 우선순위 바우처(Commissioner’s National Priority Voucher)' 프로그램이 실제 적용 과정에서 난관에 부딪혔다. 지난해 해당 바우처를 획득한 주요 제약사들의 신약 후보 물질 심사 기한이 연장되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했다. 이는 통상 10~12개월이 소요되는 심사 기간을 1~2개월로 단축하려던 프로그램의 본래 취지와는 상반되는 결과다.
로이터(Reuters) 통신 보도에 따르면, 일라이 릴리(Eli Lilly)의 경구용 비만 치료제 오포글리프론(orforglipron)에 대한 FDA의 심사 기간이 연장됐다. 내부 규제 문건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오포글리프론의 최종 심사 목표일은 2026년 4월 10일로 미뤄졌다. 당초 로이터는 지난달 이 약물의 초기 결정일이 3월 28일이었으며, 기존 마감일인 5월 20일보다 앞서 심사를 가속화하려 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오포글리프론 외에도 바우처를 받은 다른 세 가지 약물 역시 심사 지연을 겪었다. 사노피(Sanofi)의 1형 당뇨병 치료제 티지엘드(Tzield)는 두 건의 발작, 한 건의 혈전 발생, 한 건의 사망 등 우려되는 안전성 신호가 감지되어 심사가 한 달 이상 연장됐다. 희귀 혈액 질환인 포르피린증 치료제로 개발 중인 디스크 메디슨(Disc Medicine)의 비토퍼틴(bitopertin)은 유효성 데이터와 남용 가능성에 대한 의문으로 심사가 2주 더 연기됐다.
이들 약물은 모두 지난해 FDA의 국가 우선순위 바우처를 받았다. 2025년 6월에 시작된 이 우선순위 프로그램은 정부가 설정한 국가적 우선순위(미충족 의료 수요 해결, 국내 생산 증대, 트럼프 대통령의 최혜국 대우 제도에 따른 약가 인하 등)를 준수하겠다고 약속한 기업에 바우처를 부여하여, 규제 심사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FDA는 지난해 10월 티지엘드와 비토퍼틴을 포함한 첫 번째 바우처를 배포했으며, 엘라이 릴리와 베링거인겔하임은 11월 두 번째 바우처 수여 주기 동안 바우처를 획득했다. 이후 FDA는 존슨앤드존슨(Johnson & Johnson)에게는 신청 없이 선제적으로 바우처를 지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