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한국제약바이오협회(KPBMA)가 신청한 '의약품 거래에 관한 공정경쟁규약' 및 '공정경쟁규약 세부운용기준' 개정안을 최종 승인하며, 의료계 학술행사에 대한 제약사 및 의료기기업체의 부스 운영 기준이 전면 재정비됐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그동안 비교적 자유롭게 허용돼 온 학술행사 부스 설치 및 협찬의 요건을 명문화하고 구체화하는 데 있다. 신설 및 정비된 세부운용기준에 따르면, 제약사·의료기기업체의 부스 지원은 엄격한 기준을 충족한 학술행사에 한해 허용된다. 구체적으로는 학술단체로서의 요건을 갖추고, 일정 수준 이상의 강좌 시간과 교육 내용을 충족해야 한다.
학술행사의 성격을 판단하기 위한 기준도 명확히 제시됐다. 학술단체의 실체 및 목적, 정기적 학술활동 여부, 그리고 연수교육의 구성과 질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도록 규정했다. 특히 부스비 지급이 허용되는 학술대회는 의약학 연수평점 3평점(최소 3시간) 이상으로 구성되어야 하며, 참석자(등록자)는 보건의료전문가 50명 이상(희귀질환학회의 경우 25명 이상)으로 한정된다. 부스비의 경우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해 조정될 수 있으나, 이때는 공정위의 사전 심사를 받아야 한다. 구체적인 부스비 상한액은 학회 주최 학술대회는 건당 200만원 내지 300만원, 요양기관 등 주최 학술대회는 건당 50만원 내지 100만원으로 설정됐다. 공동주최·주관 형식의 학술대회는 지급 가능한 금액 중 상한액이 낮은 기준을 따르도록 했다.
이러한 개정 기준은 오는 7월 1일부터 본격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며, 핵심 조항에 대해서는 유예 기간이 설정됐다. 이는 제도 변화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고, 학술단체와 산업계가 전환에 대비할 시간을 주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대규모 학술대회를 제외한 다수의 지역 및 소규모 학술행사는 구조적인 제약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 의료계 연수강좌와 학술행사 상당수가 평일 저녁이나 주말에 1~2시간 단위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개정 기준이 적용될 경우 부스 설치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정기대의원총회 중심으로 운영되는 학술행사 역시 강좌 시간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부스 유치가 사실상 제한된다.
공정위는 유예기간 동안 학술단체와 제약업계가 변경된 기준을 충분히 숙지하고 준비할 수 있도록 안내와 계도 활동이 필요하다는 점을 공문을 통해 명시했다. 또한, 개정 규약의 실제 운용 과정에서 불합리한 제한이나 편법 운영이 발생하지 않는지에 대해서는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점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