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파마뉴스 | 남호준 기자] 일라이 릴리(Eli Lilly)가 비마약성 통증 치료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공격적인 인수합병(M&A)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일라이 릴리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기반의 신경과학 스타트업 4E 테라퓨틱스(4E Therapeutics)를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계약의 구체적인 인수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인수로 일라이 릴리는 신경병성 통증, 편두통, 급성 통증 등 다양한 통증 관리를 위해 설계된 초기 단계의 비마약성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게 됐다. 4E 테라퓨틱스는 말초 감각 신경세포의 MNK-eIF4E 신호 전달 경로를 표적으로 하는 경구용 MNK 저해제를 개발 중이다. 이 기전은 중독이나 인지 장애와 같은 중추신경계 부작용을 피하면서 만성 통증을 조절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 신경계 질환 분야에서 해당 표적을 연구 중인 주요 바이오 제약사는 일라이 릴리가 유일하다.
4E 테라퓨틱스의 공동 설립자이자 회장인 조 프라이스(Joe Price)는 "릴리의 임상 개발, 중개 연구 및 글로벌 상업화 역량과 만성 통증 해결에 대한 깊은 의지는 이 연구의 잠재력을 환자들에게 실현하기 위한 적합한 토대다"라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일라이 릴리가 약 1년 전 사이트원 테라퓨틱스(SiteOne Therapeutics)를 최대 10억 달러에 인수하며 비마약성 통증 치료제 후보물질을 확보한 데 이은 후속 조치다. 당시 확보한 핵심 자산인 Nav1.8 저해제 LY4515100은 현재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며, 말초 신경계의 나트륨 이온 채널에 작용하는 기전을 가진다. 일라이 릴리는 과거 P2X7 저해제와 SSTR4 작용제의 임상적 실패를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비마약성 통증 치료제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일라이 릴리는 이 외에도 에피레글린 항체인 투리그로바트(turigrobart, LY3848575)를 원위 감각 다발신경병증 관련 만성 신경병성 통증 치료제로 임상 2상에서 평가하고 있다. 또한 안지오텐신 II 타입 2 수용체 길항제인 LY4065967을 당뇨병성 말초 신경병성 통증 환자를 대상으로 지난 2월 임상 2상에 착수시켰다.
4E 테라퓨틱스 인수는 올해 일라이 릴리가 발표한 11번째 M&A 사례다. 일라이 릴리의 비즈니스 개발 책임자인 제이크 반 나르덴(Jake Van Naarden)은 자사의 전략에 대해 "전략의 핵심은 다수의 초기 단계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며, 비록 이들 중 대부분은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우리는 시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확보한 막대한 수익을 차세대 블록버스터 약물 확보를 위한 초기 단계 자산 투자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