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라이 릴리(Eli Lilly)가 차세대 경구용 비만 치료제 승인을 앞두고 유전자 치료제를 포함한 3개의 임상 단계 파이프라인을 정리하며 포트폴리오 효율화에 나섰다. 이번 결정에 따라 프리베일 테라퓨틱스(Prevail Therapeutics) 인수 당시 확보했던 전두측두엽 치매(FTD) 치료제와 자가면역질환 항체, 전립선암 대상 방사성 리간드 치료제의 개발이 중단된다.
가장 주목받는 중단 사례는 프로그래눌린(GRN) 유전자 변이와 관련된 FTD 치료를 목적으로 개발되던 유전자 치료제 LY3884963이다. 이 약물은 일라이 릴리가 2020년 프리베일 테라퓨틱스를 10억 달러 이상에 인수하며 확보한 핵심 자산 중 하나였다. 해당 치료제는 2020년부터 임상 1/2상을 진행해 왔으나, 연구 대상 환자군에서 충분한 효능을 입증하지 못해 개발 중단이 확정되었다. 일라이 릴리 측은 "이번 중단 결정은 안전성 우려 때문이 아니며, 해당 프로그램에서 얻은 통찰력을 향후 개입 방안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발성 경화증(MS)과 류마티스 관절염(RA) 치료제로 개발 중이던 항 CD19 항체 LY3541860도 정리 대상에 포함되었다. LY3541860은 기존 B세포 표적 치료제보다 개선된 효능을 목표로 임상 2상을 진행했으나, 일라이 릴리의 높은 개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전립선 특이적 막 항원(PSMA) 양성 전립선암을 대상으로 하던 방사성 리간드 치료제 AC-225-PSMA-62 역시 차별화된 효능을 보여주지 못해 임상 2상 진입 전 단계에서 중단되었다.
이러한 공격적인 파이프라인 정리는 핵심 성장 동력인 비만 및 대사 질환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분석된다. 일라이 릴리의 최근 분기 R&D 지출은 전년 대비 26% 증가한 38억 달러에 달하며, 이는 매출의 약 20%를 차지하는 규모다. 회사는 현재 티르제파타이드(tirzepatide)의 후속작인 경구용 GLP-1 수용체 작용제 오르포글리프론(orforglipron)의 상업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라이 릴리 대변인은 "우리는 비즈니스 모델을 지속적으로 평가하며 환자에게 최선의 의약품을 전달하기 위해 속도와 민첩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자원을 조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