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회사 홈페이지
일라이 릴리(Eli Lilly)가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CLL) 치료제 시장에서 자사 BTK 저해제 제이퍼카(Jaypirca)의 네 번째 임상 3상 성공을 알리며 입지를 강화했다.
일라이 릴리는 이전에 치료받은 적이 있는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 또는 소림프구 림프종(SLL)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Bruin CLL-322 임상 3상에서 일차 평가지표를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제이퍼카를 베네토클락스(venetoclax, 상품명 벤클렉스타) 및 리툭시맙(rituximab) 병용요법에 추가했을 때, 표준 치료법인 베네토클락스 기반 병용 요법 대비 무진행 생존기간(PFS)을 유의미하게 연장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특히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 분야에서 베네토클락스 기반 요법을 대조군으로 설정해 우월성을 증명한 임상 3상은 이번이 처음이다.
임상 결과에 따르면 제이퍼카 병용요법은 무진행 생존기간 목표 달성 외에도 전체 생존기간(OS)에서 긍정적인 경향성을 보였으나, 아직 성숙되지 않은 상태다. 이상반응 및 치료 중단율은 대조군과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일라이 릴리 항암제 부문 사장인 제이콥 반 나르덴(Jacob Van Naarden)은 "Bruin CLL-322는 효과적인 기존 요법을 바탕으로 설계된 야심 찬 임상이었으며, 결과는 기대치를 상회했다"고 밝혔다.
현재 CLL 치료 시장은 비원 메디슨(BeOne Medicines)의 브루킨사(Brukinsa)가 애브비(AbbVie)와 J&J(Johnson & Johnson)의 임브루비카(Imbruvica)를 2차 치료에서 압도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의 칼퀀스(Calquence)를 포함한 공유 결합 BTK 저해제들이 1차 치료제로 전진 배치됨에 따라, 베네토클락스 기반 요법은 주로 2차 치료 옵션으로 활용되어 왔다. 비공유 결합 BTK 저해제인 제이퍼카는 이번 데이터를 통해 기간 한정 요법을 선호하는 의료진과 환자들에게 강력한 대안을 제시하게 됐다.
제이퍼카는 기존 공유 결합 BTK 저해제에 내성이 생긴 환자에서도 BTK 경로 억제 효과를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된 차세대 기전을 기반으로 한다. 2025년 12월 FDA는 공유 결합 BTK 저해제 치료 경험이 있는 재발·불응성 CLL/SLL 환자에 대해 제이퍼카의 적응증을 2차 치료까지 확대 승인했으며, 이로써 제이퍼카는 임브루비카·브루킨사·칼퀀스 등 기존 BTK 저해제 치료 이후 바로 투여 가능한 유일한 비공유 결합 BTK 저해제로 자리매김했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GlobalData)는 제이퍼카가 2032년까지 CLL 분야 BTK 저해제 시장의 약 60%를 점유하며 약 3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 시장 선두 품목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Bruin CLL-322 임상 결과가 이 같은 성장 궤도를 앞당기는 촉매로 작용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라이 릴리는 이번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연내 규제 당국에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기존 제이퍼카의 승인이 길리어드 사이언스(Gilead Sciences)의 자이델릭(Zydelig)이나 벤다무스틴(bendamustine) 등을 대조군으로 했던 것과 달리, 이번 결과는 가장 강력한 경쟁 요법 중 하나인 로슈(Roche)와 애브비의 벤클렉스타(Venclexta) 기반 요법을 넘어섰다는 점에서 시장 재편의 신호탄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