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회사 홈페이지
일라이 릴리(Eli Lilly)가 2025년 4분기 시장 예상치를 크게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하며 비만 및 당뇨병 치료제 시장에서의 압도적인 지배력을 과시했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7.54달러로 예상치였던 6.73달러를 넘어섰으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한 192억 9,000만 달러를 달성했다. 이러한 성과는 주력 제품인 마운자로(Mounjaro)와 젭바운드(Zepbound)의 기록적인 판매 호조에 기인한다. 마운자로의 글로벌 매출은 전년 대비 110% 급증한 74억 1,000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젭바운드 역시 42억 6,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켰다.
회사는 2026년 가이던스를 통해 향후 성장에 대한 강력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일라이 릴리가 제시한 2026년 매출 목표치는 800억에서 830억 달러로, 이는 시장 컨센서스인 776억 달러를 유의미하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특히 미국 내 매출이 판매량 50% 증가를 바탕으로 129억 달러까지 확대된 점은 GLP-1 계열 약물이 단순한 치료제를 넘어 거대한 소비자 카테고리로 진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데이비드 릭스(Dave Ricks) 일라이 릴리 최고경영자(CEO)는 "수요는 여전히 바로 코앞에 있으며 우리는 여전히 그 파도를 타고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며 시장의 견고한 수요를 강조했다.
경쟁사인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와의 격차는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최근 노보 노디스크가 미국 내 약가 압박과 일부 지역의 독점권 만료를 이유로 2026년 실적 둔화를 경고하며 보수적인 전망을 내놓은 것과 대조적이다. 일라이 릴리는 현재의 사이클에서 더 강력한 단기 성장 궤도와 매출 동학에 대한 통제력을 확보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내 약가 인하가 정치적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으나, 일라이 릴리는 시장 규모의 확대와 강력한 수요가 이러한 압박을 상쇄하는 완충 작용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치적 합의와 규제 변화도 향후 시장의 핵심 변수다. 일라이 릴리와 노보 노디스크는 차기 트럼프 행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메디케어(Medicare) 및 메디케이드 대상 약가 인하와 소비자 직접 판매 플랫폼 구축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반대급부로 양사는 3년간의 관세 면제 혜택을 받을 전망이다. 또한 메디케어의 비만 치료 급여 확대 가능성은 환자들의 경제적 접근성을 높여 매출 상한선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 요인으로 꼽힌다.
차세대 경쟁의 초점은 경구용 제제로 이동하고 있다. 일라이 릴리는 올해 말 경구용 비만 치료제인 오르포글리프론(orforglipron)의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는 노보 노디스크의 경구용 위고비(Wegovy)와 정면 승부를 예고하는 대목이다. 투자자들은 향후 미국 내 약가 하락 속도를 압도하는 판매량 증가가 지속될 수 있을지, 그리고 메디케어 급여 확대가 실질적인 시장 확장으로 이어질지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일라이 릴리는 규제 리스크 속에서도 견고한 실적과 낙관적인 가이던스를 통해 시장의 주도권을 공고히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