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회사 홈페이지
CSL 베링(CSL Behring)이 세계 시장에서 유일하게 유통 중인 혈우병 B형 유전자 치료제 헴제닉스(Hemgenix)의 글로벌 일시 품절(Stockout) 상태를 발표했다. 데보라 롱(Deborah Long) CSL 베링 의학부 수석 부사장은 지난 3월 17일 커뮤니티 서한을 통해 상업적 접근이 가능한 국가의 일부 환자들에게 치료 지연이 발생할 수 있음을 공식화했다. 사측은 이번 사태의 주요 원인으로 유전자 치료제 제조 공정의 높은 복잡성과 엄격한 규제 및 품질 기준 준수 과정을 지목했다.
이번 공급 차질은 제품의 안전성이나 유효성 결함 때문은 아니라고 강조되었으나, 첨단 바이오 의약품의 상업화 과정에서 직면하는 제조 공급망의 취약성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헴제닉스는 본래 유니큐어(uniQure)가 개발하여 2020년 CSL 베링에 라이선스 아웃한 품목이다. 유니큐어는 2024년 매사추세츠주에 위치한 유전자 치료제 생산 시설을 위탁 생산 업체인 제네젠(Genezen)에 매각했으며, 이 과정에서 헴제닉스의 제조 및 공급 활동도 제네젠으로 이전되었다.
유니큐어는 최근 연례 보고서를 통해 제네젠이 규제 요구 사항과 CSL 베링의 공급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지 여부가 추가적인 사업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음을 경고한 바 있다. 유니큐어 측은 "유전자 치료제는 복잡하고 고가이며 제조가 어렵다"며 "제3자 제조업체가 생산 역량이나 기술 이전 과정에서 문제를 겪을 경우 상업화 일정 지연 등 사업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명시했다.
현재 혈우병 유전자 치료제 시장에서 헴제닉스는 사실상 유일한 선택지로 남아 있는 상태다. 경쟁사였던 화이자(Pfizer)는 지난 2월 혈우병 B형 치료제 베크베즈(Beqvez)를 시장에서 철수시켰으며, 바이오마린(BioMarin) 또한 혈우병 A형 치료제 록타비안(Roctavian)의 상업화 중단을 결정했다. 화이자는 시장의 낮은 관심도를 철수 이유로 언급했으나, CSL 베링은 제조 및 환자 접근성 등 시스템적 장애물에도 불구하고 제품 공급에 대한 의지를 지속하고 있다.
데보라 롱 수석 부사장은 "헴제닉스를 혈우병 B형 공동체에 전달하기 위해 전적으로 전념하고 있다"며 "안정적인 공급을 보장하기 위해 규제 당국과 협력 전략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헴제닉스는 2022년 승인 이후 8개국에서 75명 이상의 환자에게 투약되었으며, 지난해 하반기 5,7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회사는 미국 내 잠재적 대상 환자를 800명 규모로 보고 있으나, 유전자 치료제 특유의 개별 작업 방식과 의료 시스템의 한계로 인해 시장 확산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