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주의 백신 및 혈장 전문 기업인 CSL(CSL)이 실적 발표를 하루 앞두고 최고경영자(CEO) 교체라는 강수를 두었다. CSL 이사회는 지난 3년간 회사를 이끌어온 폴 맥켄지(Paul McKenzie) 박사가 퇴임하고, 11일부터 고든 네일러(Gordon Naylor)가 임시 CEO직을 수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2026 회계연도 상반기 실적 공개를 불과 하루 앞두고 전격적으로 이루어졌다.
시장은 이번 리더십 교체의 배경으로 CSL의 최근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을 지목하고 있다. CSL의 주가는 지난해 8월 연구개발(R&D) 인력 감축과 백신 사업부인 CSL 세키루(CSL Seqirus)의 분사 계획을 발표한 이후 급락세를 보였다. 특히 이사회는 117억 달러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CSL 비포(CSL Vifor) 인수 이후 기대했던 성과가 나타나지 않자 맥켄지 CEO의 경영 역량에 의문을 제기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이언 맥나미(Brian McNamee) CSL 이사회 의장은 분석가들과의 통화에서 "이사회가 최근 비즈니스를 검토한 결과, 미래를 위해 필요한 역량을 맥켄지 CEO가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했다"며 "회사의 성과에 만족하지 못한다"고 경질 배경을 시인했다. 맥나미 의장은 임시 CEO로 선임된 네일러가 실적 개선을 위해 필요한 모든 변화를 이행할 전권을 부여받았음을 강조했다.
임시 지휘봉을 잡은 네일러는 CSL에서 33년간 근무한 베테랑으로, 최고재무책임자(CFO)와 CSL 세키루스의 사장을 역임한 바 있다. 그는 CSL 플라즈마(CSL Plasma), CSL 베링(CSL Behring), 세키루스의 글로벌 입지를 구축한 주요 인수 합병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네일러는 "임시직이라고 해서 뒷전에 물러나 있지는 않을 것"이라며 적극적인 경영 쇄신 의지를 피력했다.
맥켄지 전 CEO는 2022년 말 혈우병 B형 유전자 치료제인 헴제닉스(Hemgenix) 승인 직후 CEO로 발탁되었으나, 비포의 통합과 시장 변동성 대응이라는 과제를 완수하지 못한 채 물러나게 됐다. CSL 이사회는 차기 정식 CEO를 물색하는 동안 네일러에게 연간 약 200만 달러의 보수와 400만 달러 규모의 주식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