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 본사를 둔 콘트라라인(Contraline)이 남성용 피임제 시장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대규모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콘트라라인은 지난 2일 BVF 파트너스(BVF Partners)와 RA 캐피탈 매니지먼트(RA Capital Management)가 공동 주도한 9,250만 달러(약 1,416억 원) 규모의 시리즈 B 펀딩 라운드를 종료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투자에는 GV(전 구글 벤처스), 루미라 벤처스(Lumira Ventures), 인버스(Invus) 등 신규 및 기존 투자자들이 대거 참여했다.
콘트라라인은 이번에 확보한 자금을 남성용 호르몬 피임제 후보물질인 NES/T 젤(Gel)의 후기 단계 개발에 집중적으로 투입할 계획이다. 현재 남성용 피임 방식은 콘돔과 정관수술에 국한되어 있으며, 여성이 사용하는 경구용 피임약이나 이식형 장치에 상응하는 약물 기반의 선택지는 전무한 실정이다. 콘트라라인의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케빈 아이젠프라츠(Kevin Eisenfrats)는 "남성용 피임제 연구는 여성용과 병행하여 약 50년 동안 지속되어 왔으나 여러 도전 과제에 직면해 왔다"고 분석했다.
기술적으로 한 달에 한 번 배출되는 단일 난자를 차단하는 여성용과 달리, 매일 생성되는 수억 개의 정자를 억제하면서도 건강한 피험자에게 요구되는 높은 안전성 기준을 충족하는 것은 상당한 난제로 꼽힌다. 아이젠프라츠 CEO는 "피임 분야는 다른 신약 개발 영역에 비해 자금 조달이 원활하지 않았던 점도 개발 지연의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NES/T는 합성 프로게스틴인 세게스테론 아세테이트(Segesterone Acetate)와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을 결합한 국소 도포용 젤 형태의 약물이다. 이 복합제는 정자 생성을 억제하는 동시에 남성에게 필요한 생리적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유지하도록 설계되었다.
세게스테론 아세테이트 성분은 이미 2018년 미국 승인을 받은 여성용 질 고리 피임제 아노베라(Annovera)에 사용되어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한 바 있다. 메인 파마(Mayne Pharma)가 판매 중인 아노베라의 성분을 활용함으로써 개발 리스크를 관리하는 전략이다. 콘트라라인은 테스토스테론과 세게스테론 아세테이트의 배합을 통해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것을 핵심 목표로 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