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약품이 다국적 제약사 일라이 릴리(Eli Lilly and Company)와 대규모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며 자사 플랫폼 기술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한미약품은 1일 공시를 통해 지속형 GLP-2 아날로그 후보물질인 소네페글루타이드(Sonefpeglutide, 개발코드명 HM15912)에 대한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체결일은 2026년 5월 31일이다.
이번 계약은 한미약품의 독자적인 플랫폼 기술인 LAPSCOVERY가 적용된 파이프라인을 대상으로 한다. 계약 대상 지역은 대한민국을 제외한 전 세계 시장이며, 일라이 릴리는 소네페글루타이드의 개발, 제조 및 상업화에 관한 독점적 권리를 로열티 기간 만료일까지 확보하게 된다.
전체 계약 규모는 총 12억 6000만 달러(약 1조 8973억 원)에 달한다. 한미약품은 계약금(Upfront)으로 7500만 달러(약 1129억 원)를 우선 수령하며, 향후 임상 개발과 허가, 상업화 단계에 따라 최대 11억 8500만 달러(약 1조 7844억 원)의 마일스톤을 추가로 지급받을 예정이다. 제품 상업화 시에는 연간 순매출액에 연동된 경상 기술료(Royalty)를 별도로 수령하는 조건이다.
계약 조건에는 한미약품의 권리를 보호하는 조항도 포함됐다. 계약이 종료되더라도 한미약품이 별도의 위약금을 지급할 의무는 없으며, 선급금을 포함해 임상 개발 및 허가 과정에서 수령하는 모든 마일스톤은 반환 의무가 없음을 명시했다.
소네페글루타이드는 한미약품의 LAPSCOVERY 플랫폼 기술을 적용해 약물의 반감기를 획기적으로 연장한 차세대 지속형 GLP-2 아날로그다. 기존 매일 투여 방식을 월 1회 피하 주사로 전환한 것이 핵심으로, GLP-2 계열 약물 중 최초의 월 1회 제제다. 프리필드 시린지 형태로 설계돼 별도의 조제 없이 바로 투여할 수 있어 환자 편의성과 순응도를 높였다.
임상 1상에서는 소네페글루타이드의 안전성과 약동학 특성이 확인됐다. 단장 증후군 환자는 장기 비경구 영양 요법에 따른 탈수·전해질 불균형·감염 등으로 신장애 위험이 높다는 점을 고려해, 정상 신기능군과 중증 신장애군을 대상으로 한 약동학 비교 연구가 진행됐다. 그 결과 두 군 간 약동학 프로파일은 유사했으며, 이상반응은 경증·중등도의 소수 사례에 그쳐 신장애 환자에서도 별도의 용량 조절 없이 투여가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결과는 2024년 유럽임상영양대사학회(ESPEN) 연례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
임상 개발은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소네페글루타이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 의약품청(EMA), 식품의약품안전처(MFDS)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았으며, FDA로부터는 소아희귀질환(RPD) 및 패스트트랙 지정도 획득했다. 현재 임상 1상을 완료한 데 이어, 미국·유럽·한국에서 장루를 가진 단장 증후군 장부전(SBS-IF)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상(DOLPHIN-2)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