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산하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가 당초 다음 주로 예정됐던 정기 회의를 내달로 연기했다. 미국 보건복지부(HHS) 대변인은 이번 달 ACIP 회의를 개최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공식 확인했으며, 구체적인 추후 일정은 공유되지 않았다. 이번 회의 연기는 미국 내 백신 정책이 대대적인 전환점을 맞이한 가운데 발생하여 업계와 의료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ACIP는 미국 내 영유아 및 성인을 위한 국가 예방접종 권고안을 수립하는 핵심 기구로, 이들의 결정은 민간 보험사의 보장 범위 결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번 회의에서는 COVID-19 백신을 포함한 mRNA 기술 기반 백신들이 주요 안건으로 다뤄질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그러나 최근 HHS 장관인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가 기존 위원들을 전원 해임하고 백신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해온 인물들로 위원회를 재편하면서 정책적 불확실성이 극도로 높아진 상태다.
실제로 ACIP 부의장인 로버트 말론(Robert Malone) 박사는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COVID-19 mRNA 백신을 시장에서 제거해야 한다는 요구를 잘 알고 있다"며 시장 퇴출에 동의를 표했다.
이미 CDC는 지난 1월 소아 예방접종 권고안에서 독감, COVID-19, 로타바이러스, 수막염, A형 간염, B형 간염 등 6개 백신을 일괄 권고에서 공유 의사결정(shared desicion-making)으로 전환하는 파격적인 조치를 단행했다. HHS 측은 미국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과도하게 많은 백신을 권장해왔다는 점을 삭제 근거로 내세우며 덴마크의 사례 등을 예시로 들었다. 이러한 정책 변화 속에 CDC 수장 역시 제이 바타차랴(Jay Bhattacharya) 국립보건원(NIH) 원장이 임시 대행을 맡으며 조직 전반의 인적 쇄신이 진행 중이다.
이번 회의 연기에는 외부의 법적 압박과 행정적 실책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소아과학회(AAP)는 최근 ACIP의 인적 구성과 소아 백신 일정 변경의 적법성에 문제를 제기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아울러 HHS가 회의 개최를 위해 준수해야 하는 법적 공시 기한을 지키지 못했다는 점도 연기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