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회사 홈페이지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바이오젠(Biogen)의 척수성 근위축증(SMA) 치료제 스핀라자(Spinraza) 고용량 버전을 승인했다. 이번 승인은 약 10년 전 최초 승인 이후 시장을 주도해온 스핀라자가 로슈(Roche)와 노바티스(Novartis) 등 경쟁사들에 내준 점유율을 회복하기 위한 전략적 대응으로 풀이된다.
새로 승인된 고용량 버전은 가속화된 부하 용량 단계를 특징으로 한다. 14일 간격으로 50mg을 2회 투여한 후, 4개월마다 28mg을 유지 용량으로 주사하는 방식이다. 이는 부하 용량 단계 완료에 약 2개월이 소요되던 기존 저용량 버전의 4회 투여 방식과 비교해 투약 기간을 대폭 단축했다.
바이오젠의 최고경영자(CEO) 크리스 비바커(Chris Viehbacher)는 지난달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고용량 버전 연구에서 확인된 높은 수준의 유효성을 강조하며 "치료 수준에 더 빠르게 도달함으로써 얻는 이점이 증가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또한 타 국가에서의 출시 사례를 언급하며 신규 환자의 채택뿐만 아니라 경쟁사 약물을 복용하던 환자들의 교체 투여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승인의 근거가 된 임상 2/3상 Devote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고용량 스핀라자를 투여받은 증상성 SMA 영아 환자군은 대조군 대비 운동 기능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다. 구체적으로 필라델피아 아동병원 영아 신경근 장애 테스트(CHOP INTEND) 척도에서 투여군은 15.1점 개선된 반면, 이전 저용량 연구인 Endear의 비투여 대조군은 11.1점 하락했다. 아울러 기존 저용량 스핀라자를 투여받던 환자들이 고용량으로 전환한 경우에도 운동 기능의 개선이 확인되었다.
현재 SMA 치료제 시장은 경쟁이 치열하다. 로슈의 에브리스디(Evrysdi)는 2020년 승인된 경구용 치료제로, 기존 액상 제형에 더해 최근 정제 제형까지 추가되면서 복약 편의성을 앞세워 시장을 넓히고 있다. 에브리스디는 연령·체중에 따라 용량이 결정되지만 기본적으로 하루 1회 경구 복용하는 방식으로, 반복적인 시술 부담이 적다는 점이 강점이다.
반면 노바티스의 졸겐스마(Zolgensma)는 정맥주사 기반의 1회성 유전자 치료제로, 투여 방식 자체가 완전히 차별화돼 있으며 블록버스터급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비해 스핀라자는 요추천자를 통한 척수강내(intrathecal) 투여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편의성 측면의 약점이 지적돼 왔는데, 바이오젠은 이번 고용량 버전 승인을 통해 초기 부하 투여 기간을 줄여 이러한 한계를 일부 보완하고, 경쟁 약물에 내준 점유율 회복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