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젠(Biogen)이 주력 제품인 척수성 근위축증(SMA) 치료제 스핀라자(Spinraza)의 매출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고용량(HD) 제형 출시를 통해 시장 점유율 회복에 나선다. 바이오젠은 2025년 4분기 연속으로 스핀라자의 매출 감소를 기록했으나, 최근 일본에서 출시된 고용량 버전의 초기 성과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스핀라자의 매출은 2019년 21억 달러로 정점을 찍은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지난해 15억 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2025년 1분기 4억 2,400만 달러였던 매출이 4분기에는 3억 5,600만 달러까지 떨어지며 시장 예상치인 3억 8,500만 달러를 밑돌았다. 이러한 하락세의 주요 원인으로는 로슈(Roche)의 경구용 치료제 에브리스디(Evrysdi)와의 경쟁 심화가 꼽힌다. 에브리스디는 지난해 약 2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편의성을 앞세워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노바티스(Novartis)의 유전자 치료제 졸겐스마(Zolgensma) 역시 매출 감소세를 보이며 시장 경쟁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바이오젠의 크리스 비바커(Chris Viehbacher) 최고경영자(CEO)는 환자와 의료진의 선택 기준이 편의성에서 다시 효능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바커 CEO는 "고용량 제형을 통해 효능 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일 것이며, 이에 따라 경구용 제제의 편의성과 스핀라자의 효능 사이에서 의료진과 부모들의 선택이 더욱 까다로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고용량 스핀라자는 유럽 승인을 획득했으며, 미국 FDA는 오는 4월 3일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바이오젠 전체 실적을 살펴보면 2025년 매출은 99억 달러로 전년 대비 2% 증가하며 2019년 이후 처음으로 연간 성장을 기록했다. 하지만 2026년에는 다발성 경화증(MS) 치료제인 텍피데라(Tecfidera)의 유럽 내 시장 점유율 하락과 타이사브리(Tysabri)의 바이오시밀러 경쟁 여파로 매출이 93억 달러에서 95억 달러 수준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비바커 CEO는 본격적인 성장 회복 시점을 2028년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를 위해 임상 3상 단계에 있는 파이프라인의 성공적인 결과 도출과 더불어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추진 중이다. 바이오젠은 약 50억 달러에서 60억 달러 규모의 기업을 대상으로 임상 3상 완료 또는 상업화 초기 단계에 있는 매물을 물색하고 있으나, 주주 가치를 고려한 합리적인 가격대를 최우선 조건으로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