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스텔라스 제약(Astellas Pharma)이 전용 치료제가 부재한 쇼그렌 증후군(Sjögren’s syndrome) 시장에서 자산 정리에 나섰다. 아스텔라스 제약은 인터페론 유전자 자극제(STING) 단백질을 억제하는 저분자 화합물 파이프라인 ASP5502의 임상 1상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임상 중단은 약물의 안전성이나 효능 문제보다는 기업의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확인됐다. 아스텔라스 제약 대변인은 "이번 취소는 사업적 결정이며 연구에서 관찰된 안전성이나 유효성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총 116명을 대상으로 설계된 이번 임상은 건강한 지원자에게 단회 및 반복 투여를 진행한 뒤 쇼그렌 증후군 환자에게 4주간 매일 투여하는 3단계 과정으로 기획됐으나, 현재 진행 중인 코호트까지만 완료하고 종료될 예정이다.
쇼그렌 증후군은 면역 체계가 눈물샘과 침샘을 공격해 안구 및 구강 건조를 유발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증상이 악화될 경우 관절, 신경, 폐 등 장기 손상으로 이어지나 현재까지 미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전용 치료제는 전무하다. 환자들은 통상 항염증제 등을 통해 증상을 관리해 왔다.
STING(Stimulator of Interferon Genes)은 세포질 내 DNA를 감지하는 cGAS-STING 경로의 중심 단백질로, 바이러스나 손상 세포에서 유래한 DNA 신호를 받아 1형 인터페론과 각종 염증성 사이토카인 생성을 유도한다. 이 경로는 본래 감염 방어에 필요한 선천면역 반응이지만, 자가면역질환에서는 과도하게 활성화될 경우 침샘·눈물샘을 포함한 표적 조직의 염증과 면역세포 침윤을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쇼그렌 증후군에서도 인터페론 시그니처가 중요한 병태생리로 꼽히는 만큼, STING 억제는 과활성화된 염증 신호를 상위 단계에서 낮추려는 접근으로 평가된다. 다만 현재까지 인간 쇼그렌 환자에서 STING 활성의 직접적 기여도를 규명한 임상 근거는 제한적이며, 관련 파이프라인 역시 아직 후기 임상으로 진입한 사례가 없어 기전적 유망성과 임상적 검증 사이에는 간극이 남아 있다.
아스텔라스 제약의 이번 결정은 최근 빅파마들이 쇼그렌 증후군 파이프라인을 잇따라 정리하는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2025년 초 노바티스(Novartis)는 임상적 가능성을 보였던 항-CD40 항체 이스칼리맙(iscalimab)의 개발을 포기했다. 다만 노바티스는 또 다른 항체 치료제 이아날루맙(ianalumab)의 개발은 지속하고 있으며, 이 약물은 지난 1월 FDA로부터 혁신치료제 지정을 받았다.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Bristol Myers Squibb), 사노피(Sanofi), 키닉사 파마슈티컬스(Kiniksa Pharmaceuticals) 등도 최근 몇 년 사이 항-CD40 항체 자산을 포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