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모레퍼시픽이 나노 기술을 기반으로 화장품 유효 성분의 피부 전달 효율을 혁신적으로 개선한 차세대 기술을 공개했다. KAIST 최시영 교수 연구팀과의 산학 협력을 통해 도출된 이번 연구 결과는 나노 과학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ACS Nano 5월호 표지 논문으로 게재되며 그 학술적 가치와 기술적 완성도를 동시에 입증했다.
일반적으로 화장품 성분 전달체는 크기가 작을수록 피부 투과에 유리한 특성을 갖는다. 그러나 50nm 이하의 초소형 구조에서는 온도 변화나 산도(pH)의 미세한 변동에도 전달체 구조가 쉽게 붕괴되는 안정성 문제가 상용화의 큰 걸림돌이었다. 아모레퍼시픽 R&I 센터는 이러한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식물 유래 성분인 트리터페노이드(Triterpenoids)의 분자 결합 특성에 집중했다.
연구진은 트리터페노이드 성분이 리피드 기반 전달체의 구조를 자연스럽게 유지시키고, 분자 간 결합력을 강화해 물리적 안정성을 높이는 기전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약 20nm 크기의 초소형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외부 환경 변화에 견딜 수 있는 초안정 나노 전달체 기술인 Lipo3Ex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해당 기술은 현재 아모레퍼시픽의 주요 브랜드인 아이오페와 프리메라 제품에 도입되어 실제 효능 구현에 활용되고 있다.
인체 피부 실험 결과에 따르면, Lipo3Ex 기술이 적용된 전달체는 기존 전달체 대비 피부 깊은 층까지 더욱 고르게 확산되는 성능을 보였다. 이는 유효 성분이 피부 특정 부위에 머물지 않고 전반에 걸쳐 균일하게 전달됨으로써 보다 일관된 피부 컨디션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이러한 기술적 특성은 피부의 구조적 건강을 장기적으로 관리하는 스킨 롱제비티 관점에서 핵심적인 기술 토대가 될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번 연구는 극저온 전자현미경, X선 산란 분석, 분자동역학 시뮬레이션 등 첨단 분석 기법을 동원해 나노 구조의 형성과 안정성을 분자 수준에서 정밀하게 검증했다. 이는 화장품 전달 기술이 경험적 설계를 넘어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정밀 공학의 영역으로 진화했음을 시사한다. 아모레퍼시픽 R&I 센터장 서병휘 CTO는 "피부를 하나의 통합된 시스템으로 보고 장기적인 건강을 관리하는 홀리스틱 롱제비티 솔루션 관점의 연구를 선도해 왔다"라며 "이번 성과는 차세대 스킨케어 솔루션 개발에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