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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로진 테라퓨틱스(Allogene Therapeutics)가 개발 중인 동종(Off-the-shelf) 세포 치료제 cema-cel이 림프종 잔류 질환 제거 임상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 회사가 공개한 ALPHA3 임상 2상 중간 무용성 분석(interim futility analysis) 데이터에 따르면, 1차 화학요법 후 미세잔류질환(MRD)이 확인된 환자 12명 중 7명(58.3%)이 투약 45일 차에 MRD 음성으로 전환됐다. 이는 대조군 12명 중 2명(16.7%)만이 음성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인 결과다. 양 군 간의 MRD 제거율 차이는 41.6%p로, 임상적 유의성 기준치인 25~30%p를 상회했다. 혈액 내 순환 림프종 DNA 수치에서도 확연한 차이가 나타났다. cema-cel 투여군은 평균 97.7%의 감소율을 보인 반면, 대조군은 오히려 26.6% 증가했다.
특히 기존 자가(Autologous) CAR-T 치료제의 고질적인 부작용인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CRS)이나 신경독성(ICANS), 이식편대숙주병(GvHD) 사례가 보고되지 않아 안전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우수한 안전성 프로파일 덕분에 cema-cel 투여 환자 12명 중 10명은 병원에 입원하지 않고 외래 센터에서 전 과정을 관리받았다. 나머지 2명의 입원 사례 또한 세포 치료와 무관한 심장 관련 질환으로 확인됐다.
데이비드 창(David Chang) 알로진 테라퓨틱스 대표는 "우리의 목표는 한정된 센터에서만 가능한 맞춤형 절차를 광범위한 환자에게 도달할 수 있는 확장 가능한 치료법으로 전환하는 것"이라며 "ALPHA3의 초기 결과는 고무적인 MRD 제거율과 우호적인 안전성 프로파일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번 데이터가 갖는 또 하나의 함의는 치료 접근성의 전환이다. 이번 무용성 분석 시점 기준, cema-cel 스크리닝 활동의 약 33%는 CAR-T 치료 경험이 전무한 지역사회 암 센터에서 이루어졌다. 현재 승인된 자가유래 CAR-T 치료제는 전문 의료 인프라를 갖춘 대형 학술 병원 중심으로만 투여가 가능하다는 구조적 한계를 지닌다. 자가유래 CAR-T는 환자 본인의 T세포를 채취해 제조하기까지 통상 3~6주가 소요되며, 그 사이 질병 진행이나 여타 의학적 이유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례도 발생한다. cema-cel이 지역사회 클리닉에서의 외래 투여 가능성을 실증한 것은 이러한 구조적 격차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종양학 분야에서 MRD는 치료 후 체내에 남아있는 소수의 암세포를 탐지하는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핵심 지표로 부상하고 있다. 재커리 로버츠(Zachary Roberts) 최고 의료 책임자는 림프종에서 MRD 양성 판정이 재발의 강력한 예측 인자라는 증거가 축적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ALPHA3 임상은 이 같은 MRD 기반 조기 개입 전략을 전면에 내세운 최초의 피벗 임상으로, cema-cel을 1차 항암화학요법 완료 후 MRD 양성으로 확인된 환자에게 투여하는 '7번째 주기(7th cycle)' 개념으로 설계됐다.
동종 CAR-T 분야 전반을 둘러싼 경쟁 구도도 이번 데이터의 맥락을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 2026년 초 기준 FDA 승인을 받은 CAR-T 치료제 7종은 모두 자가유래 방식으로, 동종 유래 제품은 아직 규제 당국의 문턱을 넘지 못한 상태다. 알로진과 함께 캐리부 바이오사이언스(Caribou Biosciences), 셀렉티스(Cellectis) 등이 동종 CAR-T 분야에서 경쟁하고 있으며, 업계는 2026년을 동종 유래 방식의 임상적 입지가 본격 시험받는 원년으로 보고 있다. 알로진 테라퓨틱스는 2027년까지 임상 등록을 완료하고, 2027년 중반 중간 무사건 생존율(EFS) 데이터, 2028년 중반에는 최종 EFS 데이터를 확보할 계획이다. 임상 성공 시 cema-cel은 FDA 승인을 받는 최초의 동종 유래 CAR-T 치료제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