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가 경구용 위고비(Wegovy pill)의 빠른 미국 시장 안착을 바탕으로 GLP-1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주도권 방어에 나섰다.
노보 노디스크는 2026년 1분기 보고 기준 매출 968억 2300만 덴마크 크로네(DKK)를 기록했다. 이는 고정환율(CER) 기준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이번 보고 매출에는 미국 340B 의약품 가격 정책 프로그램 관련 충당부채 환입 42억 달러, 약 268억 DKK가 반영됐다. 이를 제외한 조정 매출은 700억 6300만 DKK로, CER 기준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했다. 조정 영업이익 역시 328억 5800만 DKK로 CER 기준 6% 줄었다.
이번 실적에서 가장 주목받은 품목은 올해 1월 5일 미국에 출시된 경구용 위고비다. 노보 노디스크에 따르면 경구용 위고비는 4월 17일 기준 출시 이후 누적 처방 200만 건을 넘어섰고, 1분기 처방 건수는 약 130만 건을 기록했다. 4월 중순 기준 주간 처방은 20만 건을 웃돌며, 회사는 이를 미국 GLP-1 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초기 볼륨 출시 사례로 평가했다.
경구용 위고비의 1분기 매출은 22억 5600만 DKK를 기록했다. 다만 회사는 해당 매출이 도매상과 텔레헬스 파트너를 대상으로 한 출시 초기 재고 확보 효과의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경구용 제형의 의미는 단순한 신제품 추가를 넘어선다. 기존 GLP-1 비만치료제 시장은 주사제 중심으로 형성돼 있었지만, 경구용 위고비는 주사제 사용에 부담을 느끼는 신규 환자층을 흡수할 수 있는 카드다. 회사는 경구용 위고비 처방 증가가 주로 GLP-1 치료 경험이 없는 신규 환자 유입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주사제 위고비의 수요를 단순히 잠식하기보다, 비만치료제 시장 자체를 넓히는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다만 미국 사업부의 실적은 여전히 가격 압박을 보여준다. 노보 노디스크의 미국 사업부 조정 매출은 CER 기준 11% 감소했다. GLP-1 비만치료제 부문은 물량 증가에 힘입어 성장했지만, 낮아진 실현 가격이 이를 상당 부분 상쇄했다. 특히 미국 내 GLP-1 당뇨 부문은 16% 감소했고, 인슐린 매출은 36% 줄었다. 오젬픽(Ozempic)과 라이벨서스(Rybelsus) 역시 가격 하락과 일부 물량 둔화의 영향을 받았다.
반면 해외 시장에서는 비만치료제 성장이 두드러졌다. 국제 사업부의 비만치료제 매출은 CER 기준 44% 증가했으며, EUCAN 지역은 63%, APAC 지역은 87% 성장했다. 이는 미국 시장에서 가격 압박이 확대되는 가운데, 해외 시장의 물량 확대가 노보 노디스크의 GLP-1 성장성을 보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회사는 규제 승인 상황에 따라 올해 하반기 미국 외 첫 경구용 위고비 출시를 예상하고 있다.
주사제 포트폴리오 방어도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는 3월 미국 FDA로부터 고용량 주사제 위고비 HD, 즉 주 1회 세마글루타이드 7.2mg 제형을 승인받았고, 4월 7일 미국 출시를 시작했다. STEP UP 연구에서 위고비 HD는 평균 20.7%의 체중감소를 보였으며, 약 3분의 1의 환자가 25% 이상 체중감소를 달성했다. 이는 일라이 릴리(Eli Lilly)의 강력한 주사제 경쟁 구도 속에서 위고비 브랜드의 효능 포지션을 강화하는 요소로 평가된다.
노보 노디스크는 이번 실적 발표와 함께 2026년 연간 가이던스를 소폭 상향했다. 조정 매출 성장률 전망은 기존 CER 기준 -5~-13%에서 -4~-12%로, 조정 영업이익 성장률 전망도 -5~-13%에서 -4~-12%로 조정됐다. 회사는 GLP-1 제품 매출 기대치 상향이 가이던스 개선의 주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