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이자(Pfizer)가 2021년 트릴리움 테라퓨틱스(Trillium Therapeutics)를 23억 달러에 인수하며 확보했던 CD47 억제제 파이프라인을 완전히 폐기하기로 결정했다.
화이자는 최근 발표한 1분기 실적 보고서를 통해 혈액암 대상 임상 1상 및 2상을 진행 중이던 마플리르파셉트(maplirpacept)의 개발 중단을 공식화했다. 이는 지난해 연조직암 대상 임상 2상 단계에서 먼저 제외된 온토르파셉트(ontorpacept)에 이은 조치로, 이로써 트릴리움 인수 당시 확보했던 두 개의 핵심 자산이 모두 파이프라인에서 사라지게 됐다.
화이자 측은 이번 결정이 안전성 문제나 규제 당국의 요청, 또는 임상 운영상의 결함 때문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회사 대변인은 화이자 전체 항암 포트폴리오의 전략적 관점에서 내린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로 화이자의 23억 달러 규모 트릴리움 인수는 사실상 무위로 돌아갔다. 암세포가 대식세포의 공격을 회피하기 위해 사용하는 CD47 수용체를 억제해 면역 반응을 극대화하려던 전략은 기술적 난관과 포트폴리오 재편 과정에서 동력을 잃은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승인된 CD47 표적 치료제는 전무한 상태다.
한편 국내에서는 이뮨온시아의 IMC-002가 대표적인 CD47 항체 후보물질로 개발되고 있다. IMC-002는 고형암을 대상으로 임상 1a상을 완료했으며, 현재 간세포암(HCC), 삼중음성유방암(TNBC), 담도암(BTC) 등을 포함한 임상 1b상 확장 연구가 진행 중이다. 1a상에서는 전이성 또는 국소 진행성 고형암 환자 12명을 대상으로 평가한 결과, 용량제한독성, 혈소판감소증, 호중구감소증, 감염이 관찰되지 않았고 질병통제율(DCR) 50.0%, 임상적 이득률(CBR) 33.3%가 보고됐다.
다만 글로벌 빅파마들이 CD47 파이프라인을 잇따라 정리하면서, IMC-002 역시 향후 개발 과정에서 단순한 기전 검증을 넘어 고형암 내 적응증 선택, 병용 전략, 바이오마커 기반 환자 선별 전략의 차별성을 입증하는 것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특히 IMC-002는 적혈구 결합과 혈액학적 독성을 낮추는 설계를 내세워 기존 CD47 항체의 한계로 지적됐던 안전성 문제를 얼마나 임상적으로 극복할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이뮨온시아는 IMC-002의 임상 1b상 결과를 오는 5월 30일에 개최되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2026) 연례학술대회에서 포스터로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