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파마뉴스 | 서윤열 기자] 질랜드 파마(Zealand Pharma)와 파트너사인 로슈(Roche)가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미국당뇨병학회(ADA) 제86차 과학 세션에서 아밀린 유사체 페트렐린타이드(petrelintide)의 임상 2상인 ZUPREME-1 시험의 세부 데이터를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지난 3월 처음 공개된 임상 성공 결과를 구체화한 것으로, 기존 비만 치료제와 차별화된 기전을 가진 페트렐린타이드의 우수한 내약성을 입증하는 데 집중했다.
10.7% 감량, 체중 감량 효과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임상 결과에 따르면 페트렐린타이드를 투여받은 환자들은 42주 차에 베이스라인 대비 평균 10.7%의 체중 감량을 기록했다. 또한 28주 차 체중 감량이라는 1차 평가변수 역시 충족한 것으로 확인됐다.
위약군과 페트렐린타이드의 5가지 용량을 비교한 이번 용량 증량 시험에서, 투여군의 88%에서 98%에 달하는 환자들이 최대 16주의 증량 기간 내에 목표 유지 용량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토 발생률이 위약보다 낮게 나타나
특히 이번 데이터에서 주목받은 지표는 내약성 프로파일이다. ADA에서 발표된 초록에 따르면 페트렐린타이드 투여군에서 보고된 위장관 이상반응의 75% 이상이 경증에 해당했다.
가장 흔한 부작용인 메스꺼움의 경우 페트렐린타이드 투여군에서 19.6%, 위약군에서 6.2%로 나타났으나, 구토 발생률은 투여군(3.0%)이 오히려 위약군(6.2%)보다 낮게 측정됐다. 설사와 변비 발생률 또한 두 그룹 모두에서 7.5% 미만으로 유사하게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왜 아밀린은 위장관을 덜 자극하는가
이러한 내약성 프로파일은 아밀린의 작용 기전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GLP-1 수용체 작용제는 말초 장관 수용체를 직접 자극해 위 배출을 지연시키는 과정에서 구조적으로 오심·구토 등의 위장관 이상반응을 유발한다.
반면 아밀린 유사체인 페트렐린타이드는 뇌간의 최후 영역과 고립로핵 등 중추 경로를 통해 포만감을 조절하기 때문에, 말초 위장관에 대한 직접적인 자극이 상대적으로 적다. 구토 발생률이 위약보다 낮게 나타난 것은 이 기전적 차이를 뒷받침하는 결과다.
GI 중단율 1.5%…위고비·젭바운드 최고용량 대비 3분의 1 수준
이를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허가 임상 데이터와 단순 비교하면, 위장관 이상반응으로 인한 투약 중단율은 위고비(Wegovy, 세마글루타이드) 최고 용량(2.4mg) 기준 4.3%, 젭바운드(Zepbound, 티르제파타이드) 최고 용량(15mg) 기준 4.3%인 반면, 페트렐린타이드는 1.5%에 불과했다. 다만 이는 서로 다른 임상 설계와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 교차 임상 비교로, 직접 비교 데이터가 아님을 감안해야 한다.
내약성이 곧 경쟁력, 미충족 수요를 파고든다
로슈의 심혈관·신장·대사 제품 개발 글로벌 총괄인 마누 차크라바르티(Manu Chakravarthy) 박사는 현장 인터뷰에서 "두 자릿수의 체중 감량이라는 임상적 유의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위약에 가까운 내약성을 확인했다는 점은 매우 중요하다"며 "내약성은 환자의 복약 순응도와 직결되어 약물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게 하는 핵심 요소이자 비만 치료제 시장의 가장 큰 미충족 수요"라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질랜드 파마와 로슈는 허리둘레를 포함한 다수의 심혈관 위험 요인에서 페트렐린타이드가 유의미한 개선 효과를 보였다는 점을 강조하며 파이프라인의 경쟁력을 뒷받침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페트렐린타이드가 단독 요법으로서뿐만 아니라, GLP-1 수용체 작용제와의 병용 요법에서도 내약성 개선을 통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차세대 비만 치료 후보물질임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