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스모 테라퓨틱스, SynKIR-110 임상 1상 중간 결과 AACR 2026 구두 발표
평가 대상 환자 44% 종양 감소... 최대 47% 축소 및 장기 관해 유지 확인
용량제한독성 및 신경독성 미발생... 관리 가능한 수준의 안전성 프로파일 확보
자료: 회사 홈페이지
HLB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베리스모 테라퓨틱스가 미국암연구학회(AACR 2026) 플래너리 세션에서 SynKIR-110의 임상 1상(STAR-101) 중간 결과를 구두 발표했다. CAR-T 분야의 선구자인 칼 준(Carl H. June) 박사가 공동 저자로 참여한 가운데, 임상 책임자인 야노스 타니이(Janos Tanyi) 펜실베이니아대 교수가 난소암·중피종·담관암 등 메소텔린 발현 진행성 고형암 환자들의 투약 결과를 공개했다.
효능 측면에서는 분명한 신호가 확인됐다. 평가 가능한 9명 중 4명에서 종양 반응이 나타났으며, 종양 크기는 최대 47%까지 줄었다. 세 번째 용량 코호트의 환자 1명은 iRECIST 기준 부분반응(PR)을 달성했고, 6개월의 추적 기간 동안 반응이 유지됐다. 타니이 교수는 "초기 용량 단계임에도 용량이 높아질수록 생물학적 활성과 질병 안정화 효과가 뚜렷해지는 경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CAR-T 치료제가 혈액암에서 거둔 성과는 눈부셨지만, 고형암 앞에서는 번번이 한계에 부딪혔다. 면역억제성 종양 미세환경, 표적 항원의 불균일한 발현, 그리고 무엇보다 T세포 소진(exhaustion)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기존 단일사슬(single-chain) CAR-T는 구조적 특성상 항원이 없어도 지속적으로 신호가 켜져 있는 '토닉 시그널링(tonic signaling)'이 발생하고, 이것이 T세포를 조기에 고갈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베리스모 테라퓨틱스의 SynKIR-110은 이 문제를 NK(자연살해)세포의 수용체 생물학에서 착안한 다중사슬(multi-chain) 구조로 풀어냈다. 항원 인식과 활성화 신호를 각각의 사슬이 분담함으로써, T세포가 종양을 공격하지 않을 때는 '휴식'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종양 항원이 감지되면 두 사슬이 결합해 공격 신호를 활성화하는 자연스러운 온-오프 스위치 메커니즘이 작동한다. SynKIR-110이 인간 임상에 진입한 세계 최초의 KIR-CAR 치료제라는 점에서, 이번 데이터는 플랫폼 자체의 임상적 타당성을 처음으로 검증하는 이정표다.
안전성 프로파일은 KIR-CAR 플랫폼의 구조적 이점을 직접적으로 반영했다. 코호트 1~3 전체 용량 증량 과정에서 용량제한독성(DLT)이나 임상 중단 사유에 해당하는 중대한 이상반응은 보고되지 않았다.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CRS)은 3명에게서 발생했으나 전원 2등급 이하였으며, CAR-T 치료의 고질적 부작용인 면역효과세포 관련 신경독성(ICANS)은 단 한 건도 관찰되지 않았다.
베리스모는 AACR 발표를 앞두고 모회사 HLB이노베이션으로부터 2,800만 달러(약 390억 원) 투자를 유치했으며, 이 자금은 SynKIR-110(STAR-101)과 B세포 비호지킨 림프종 대상 SynKIR-310(CELESTIAL-301) 두 프로그램의 임상 1상 가속화에 투입될 예정이다. 현재 회사는 최대내약용량(MTD)과 권고 2상 용량(RP2D) 확정을 목표로 용량 증량을 지속하고 있다. 고형암에서의 CAR-T 적용 가능성이 오랫동안 임상적 난제로 남아 있었던 만큼, 이번 데이터는 KIR-CAR 플랫폼이 그 돌파구가 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첫 번째 시험대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