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전자 교정 전문 기업 툴젠이 15일 이사회를 열고 7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번 증자는 툴젠이 보유한 CRISPR-Cas9 원천 기술의 글로벌 권리를 공고히 하고, 차세대 R&D 성과를 가시화하기 위한 전략적 자금 조달의 일환이다. 확보된 재원은 툴젠의 글로벌 시장 지배력을 결정지을 핵심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입될 예정이다.
자금 사용 계획의 핵심은 특허 방어와 공격적 소송 수행이다. 툴젠은 지난 3월 재개된 브로드 연구소(Broad Institute)와의 저촉심사 대응을 비롯해, 버텍스(Vertex) 및 론자(Lonza) 등을 상대로 진행 중인 미국과 유럽 내 특허 침해 소송 비용을 충당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치료제 연구소와 종자사업본부의 차세대 파이프라인 R&D 비용, 글로벌 시장 확장을 위한 운영 자금으로도 활용된다.
최근 시장에서 제기된 버텍스와의 소송 일정 연기에 대해 툴젠은 유리한 고지 점령을 위한 전략적 합의임을 명확히 했다. 툴젠은 의견제출 기한 연장을 대가로 최근 신규 등록된 CRISPR RNP 특허 3건을 침해 대상 특허로 추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는 피고 측의 방어 전선을 확대하고 툴젠의 특허 포트폴리오 파괴력을 입증하는 조치다. 또한 본질과 무관하게 소송을 지연시킬 가능성이 있는 일부 피고를 제외함으로써 절차적 효율성을 높였다.
최대주주인 제넥신은 바이오 업계의 유동성 위기 속에서도 툴젠의 미래 가치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배정 물량의 약 10% 수준으로 이번 증자에 참여한다. 툴젠 측은 전체 주식수 대비 증자 비율을 약 8.6%로 설정하며 주주 가치 희석을 최소화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전략적 자금만을 보수적으로 산정했다고 설명했다.
유종상 툴젠 대표는 "사냥 중에 코너에 몰린 사냥감을 성급히 덮치기보다, 완벽한 특허 포트폴리오와 든든한 재무적 여유를 갖춰 상대방이 스스로 협상장에 나오게 만드는 것이 진정한 전략"이라며 "이번 유상증자는 툴젠의 승리를 확정 짓기 위해 주주들의 힘을 모으는 절실한 과정이며, 확보된 체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툴젠의 정당한 가치를 증명하겠다"고 말했다.